[3분 Talk]박건형, 무대 씹어먹는 배우의 광기
- 백초현 기자
(서울=뉴스1스타) 백초현 기자 = 배우 박건형이 뮤지컬 무대에서 1인2역을 소화하며 숨겨놓은 연기력을 대방출하고 있다. 연기력은 물론 가창력까지 뽐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박건형은 최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맡았다. 빅터는 철학, 과학, 의학을 아우르는 천재이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 생긴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는 인물이다. 그는 죽음으로 자신을 떠난 사람들과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명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빅터는 스스로를 저주에 걸린 것이라며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거부한다.
빅터로 분한 박건형은 쉽게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무대를 압도한다. 극중 빅터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골몰하기 바쁘다. 생명 창조의 뜻을 이루기 위해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런 빅터를 그리기 위해 박건형은 감정 없는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극중 집사 룽게(홍경수 분)의 농담에도 웃지 않으며 감정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다. 관객은 그런 박건형의 연기를 보며 살얼음을 걷는 듯 숨죽이며 극에 몰입한다.
박건형은 1막에서 빅터로, 2막에서는 자크와 빅터를 오가며 극과 극 연기를 펼친다. 2막에 등장한 자크는 격투장 주인으로 아내에게는 한 없이 약하지만 격투 노예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극과 극 성격의 인물을 한 무대에서 선보여야 하는 어려움에도 박건형은 능숙하게 두 역할을 오가며 연기 내공을 발휘한다.
자크로 분한 박건형은 그 어느 때보다 촐싹거리며 허를 찌르는 애드리브로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 순간만큼은 관객의 웃음을 터트리기 위해 망가짐도 불사른다. 그런가하면 괴물 앙리 뒤프레(박은태 분) 앞에서는 냉철한 면모를 드러내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박건형은 자크의 이중성을 오롯이 표현해냐며 관객의 야유와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연기뿐만 아니라 박건형은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가창력도 재평가 받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박건형이 이렇게 노래를 잘 하는 줄 몰랐다”, “박건형 노래 잘하네” 등의 반응을 쏟아내기 바쁘다. 관객들의 평가처럼 무대 위 박건형은 누구보다 혼신의 힘을 다해 빅터를 그리고 있다. 연기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인물의 감정은 노래에 담겨 관객에게 전달된다.
박건형은 빅터의 기구한 사연만큼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그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하는 그의 무대는 마지막 순간 박수갈채를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기대 이상의 가창력은 충무아트홀 천장을 뚫을 듯 기세등등해 또 한 번 놀라움을 자아낸다.
박건형은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무대를 씹어먹는 배우의 광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커튼콜에서 제일 큰 박수를 받는 이도 박건형인 이유는 그가 무대에서 보여준 광기와 열정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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