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겨눈 총에 맞을 뻔"…상류층 탈북 남편, 의붓아들 '강압 훈육'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강압적인 훈육 방식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는 탈북 재혼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26일 방송된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에는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 중인 탈북민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는 "남편은 말투 자체가 명령조고 경고성"이라며 "북한에서 교육받은 사람이라 예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의 말투나 태도를 잘 용납하지 못하고 화장지 한 칸도 네 번 접어 쓰게 할 정도로 자기 기준이 강하다"며 "강압적인 훈육 방식을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자신이 2016년 서해를 헤엄쳐 탈북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를 찾아 6시간 동안 헤엄쳐 왔다"며 "현재는 안보 강의도 하고 대학원 석사 과정도 다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내 역시 탈북민이었다. 그는 "중국을 거쳐 두만강을 통해 한국에 왔고 한국 생활 20년 차"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일로써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는 "처음엔 한국 생활 적응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들먹거리는 느낌이었다"고 했고, 남편 역시 "한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세련된 척하고 잘난 척하는 것 같아 눈꼴 사나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가면서 마음이 달라지면서 재혼하게 됐다. 하지만 결혼 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됐다. 아내는 "남편은 북한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고 상위층 집안에서 자랐다"며 "공중도덕과 예의·예절에 대해 용납 못 할 정도로 강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출퇴근할 때 아이들이 반드시 나와 인사해야 하고 식당에서 아이가 코를 푸는 것도 눈치를 준다"며 "심지어 집에서는 남녀 모두 앉아서 소변을 봐야 하고 손님도 예외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처음엔 아내를 통해 아이들을 훈육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요구하는 기준을 아이들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화 차이에서 오는 오해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북한말을 못 알아들어 쳐다보는 아이 모습을 보고 '해보자는 건가'라고 오해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최근 있었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20개월 된 아이가 꽃구경 갔다가 여기저기 뛰어다녔는데 남편이 사람 많은 데서 뛰어다니면 안 된다며 욕을 했다"며 "기분이 너무 나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북한의 문화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 아내를 만나 밥을 먹는데 아이가 방귀를 뀌었다. '엄마 혼자 키워서 버릇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북한에서는 아버지 없이 자란 사람을 홀대하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더 엄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 경험도 털어놨다. 남편은 "11살 때 나쁜 형들을 따라 담배를 피웠다가 아버지 권총에 맞아 죽을 뻔했다"며 "아버지가 담배를 또 피우면 입에 총을 쏘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의 강한 훈육과 체벌 덕분에 자신이 바르게 자랐다고 믿고 있었다.
이에 이호선 교수는 "엄격하지만 일관성이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강압적 규칙보다는 정서적 친밀감을 쌓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출근할 때 억지로 인사시키기보다 포옹하게 하고 아빠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보다 가족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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