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부터 '공감'까지…결국 필요했던 건 '낭만'의 힘 [N초점]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다큐멘터리 3일'과 '스페이스 공감'이 '낭만'을 가득 품고 시청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 6일 KBS 2TV 교양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이 서울 273번 버스의 3일을 담은 내용으로 4년 만의 새출발을 알렸다.

2012년 11월 방송됐던 273번 버스 편을 14년 만에 리메이크한 이 회차는 '우리 시대를 기록한다'는 '다큐 3일'의 방향성을, 그리고 다시 출발하게 된 '다큐 3일'이 왜 시청자들에게 돌아왔는지를 제대로 엿볼 수 있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잊고 살았던 것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도록 한 것.

지난 2007년 5월부터 방송된 '다큐 3일'은 한 공간에서 72시간을 보내면서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들을 관찰해 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2022년 3월 13일 코로나19로 인한 촬영 제약으로 인해 14년 10개월 만에 '다큐 3일'은 종영을 맞아야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멀어진 사람들의 사이처럼, '다큐 3일' 역시 시청자들과 멀어졌다.

하지만 '다큐 3일'은 지난해 8월 12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10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2015년 8월 30일 방영된 '청춘 길을 떠나다' 편에서 촬영 종료를 앞둔 8월 15일 오전 7시 48분, 인터뷰를 나눈 두 여학생과 VJ가 10년 뒤에 함께 만나자고 했던 내용이 큰 관심을 받은 덕분이었다. 10년 전 했던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다큐 3일'은 특별판 '어바웃타임'을 제작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방송 당시 많은 이들이 '낭만'의 가치를 확인했다는 평을 쏟아냈고, 그 파급력 덕분에 '다큐 3일'은 2026년 4월 6일 다시 새출발을 나설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EBS '스페이스 공감'

'다큐 3일'이 이처럼 많은 이들의 낭만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면, 낭만을 한 아름 안고 돌아온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EBS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다.

'스페이스 공감'은 지난 2004년부터 방송된 라이브 지향 음악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인디밴드들과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르의 음악들을 선보여오면서 많은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제작비 부족과 코로나19의 여파로 그동안 '스페이스 공감'은 2003년부터 라이브 중심이 아닌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해오면서 아쉬움을 안겼다.

그러다 지난 4월 3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홀에서 '스페이스 공감'의 라이브가 3년 만에 다시 시작됐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게 공연은 무료로 진행됐으며, 현재 밴드 신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으로 꼽히는 장기하와 실리카겔, 한로로가 출연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번 '스페이스 공감'의 재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구글이 동의의결 방안으로 '스페이스 공감'에 300억 원의 상생기금을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공연 재개 후 첫 녹화에는 무려 10만 명이 넘는 방청 신청이 몰리면서 '스페이스 공감'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스페이스 공감'은 구글로부터 지원받은 300억 원응 향후 4년 동안 순차적으로 투입해 2026년에는 약 50회, 4년간 약 300회의 무료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악뮤, 신인류, 소울 딜리버리, 김완선 등의 무대가 펼쳐졌고, 5월에만 잔나비, 전진희, 다브다, 극동아시아타이거즈, 나윤선 등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스페이스 공감'의 부활은 음악계에서도 두 팔을 벌려 환영 중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뉴스1에 "인디신 가수들에게는 아이돌 중심인 지상파 음악 방송 출연의 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라며 "인디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장이 열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라이브 공연은 단순히 퍼포먼스가 아닌 음악으로서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공감'이라는 프로그램명부터가 그러한 부분에 충분히 규합한다고 본다"라고 얘기했다.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며 쉬이 지나쳤던 것의 가치를 재확인시킨 '다큐 3일'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음악의 가치를 다시 주목하게 한 '스페이스 공감'. 도파민 가득한 세상 속에서 두 프로그램이 품고 있는 '낭만'이 시청자들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지금, 과연 '다큐 3일'과 '스페이스 공감'이 앞으로 또 어떤 자신들만의 가치를 확인시켜 주는 행보를 이어갈지 기대가 커진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