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연기대상, 빅매치는 SBS뿐…KBS·MBC는 체면치레 [N초점]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해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은 대상 후보 공개 전부터 온도 차가 뚜렷하다. 수상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상전은 SBS뿐, KBS와 MBC는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상자를 고심해야 하는 과제와 직면했다. 올 한 해 시청률과 화제성을 바탕으로 한 성과가 연말 시상식 판도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은 SBS로 쏠리고 있다.
SBS는 지난 16일부터 이미 연기대상 후보 5인을 공식 발표하며 가장 먼저 경쟁 구도를 선명하게 만들었다. '사마귀'로 최고 시청률 7.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고현정, 최고 12.0%를 달성한 '나의 완벽한 비서'의 한지민,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로 6.8%의 성적을 거둔 윤계상, 시즌3로 SBS 대표 프랜차이즈를 더욱 단단하게 굳힌 '모범택시3'의 이제훈(최고 시청률 8회 기준 12.3%), '보물섬'으로 올해 SBS 금토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15.4%를 찍은 박형식이 그 주인공이다.
눈에 띄는 지점은 단순한 시청률 수치보다, 누가 받아도 납득 가능한 경쟁 체급이 형성된 라인업이다. 고현정은 SBS가 올 한해 채널의 위상과 드라마 역량을 걸고 내세울 수 있는 유력한 대상 후보다. 한지민 또한 로맨스로 10%대를 넘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번 연기대상 경쟁의 밀도를 높였다. 윤계상은 코미디부터 로맨스, 스포츠 드라마의 감동까지 다잡은 활약을 펼쳤다. 장기 프랜차이즈인 '모범택시3'의 인기와 원톱 활약을 올해에도 이어간 이제훈과 SBS 드라마 중 유일하게 15%대를 돌파한 박형식이 동시에 맞붙는 그림 또한 강력한 볼거리가 된다. 연기대상이 단순히 공적을 나눠주는 자리가 아니라, 채널이 1년간 쌓은 성과의 결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SBS는 그 역할에 가장 근접한 라인업을 갖췄다.
KBS는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7명의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안재욱·엄지원이 최고 21.9%로 공영방송 주말드라마의 체면을 세웠고, '신데렐라 게임'의 나영희가 최고 12.6%를 기록했다. '은수 좋은 날'의 이영애·김영광은 최고 5.1% 달성했고, 현재 방영 중인 '화려한 날들'의 천호진·이태란은 40회 기준 최고 18.1%로 선전 중이다.
문제는 후보로 거론된 배우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채널이 대상 수상 결과에 대한 강한 기대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KBS가 지상파 3사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수치가 곧바로 연말 시상식 기대감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와 '화려한 날들'은 전통적인 가족극·주말극 계열로 꾸준한 시청률을 확보한 대신, 작품·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강한 팬덤이나 화제성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영애의 복귀작인 '은수 좋은 날' 역시 시청률이 5%대에 머물렀고, '채널 간판'이라는 기대치에 걸맞은 한 방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KBS 연기대상은 경쟁보다 '무난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시상식에 가까워졌다.
MBC 역시 KBS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MBC 또한 현재까지 베스트 커플상 후보만 공개한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대상 후보 물망에 오른 이름은 서강준('언더커버 하이스쿨' 최고 8.3%), 김세정·강태오('이 강에는 달이 흐른다' 최고 6.8%), 이세영 ('모텔 캘리포니아' 6.0%), 정경호('노무사 노무진' 최고 5.6%) 정도로 압축된다. 이외에 이보영은 '메리 킬즈 피플'로 최고 3.2%, 이선빈은 '달까지 가자'로 최고 2.8%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노정의·이채민의 '바니와 오빠들'은 최고 1.5%에 그쳤다.
MBC에서는 시청률 절대치가 가장 뚜렷한 한계다. 한 자릿수 초중반에 머문 작품이 대부분이고, 10%를 넘는 히트작이 부재하다. 젊은 시청층을 겨냥한 장르 다양성을 시도한 전략이 돋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그해 채널을 상징할 한 편의 '대표작'을 남기진 못했다. 연기대상 무대에서도 올해 MBC 드라마를 대표하는 얼굴을 한 명으로 압축해 내기엔 체급이 상대적으로 아쉬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대상'이라는 이름값과 권위를 부각하기보다, 어떻게 상을 나눌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연기대상은 결국 한 해 드라마 성과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5년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은 상의 향방을 넘어 결국 올해 드라마로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준 채널이 어디였는지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SBS는 화제작부터 대표 프랜차이즈 시리즈까지 막강한 배우 라인업을 한 축에 모으면서 누가 받아도 납득 가능한 빅매치를 만들어냈고, 그 안에서 고현정·한지민·윤계상·이제훈·박형식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반대로 KBS는 시청률 상위권 작품은 확보했지만, 대상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는 강력한 한 작품·한 캐릭터가 부재했다. MBC는 다양한 시도에도 작품과 배우의 존재감이 옅어졌다. 올해는 SBS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준 만큼, 누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을지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2025 MBC 연기대상'은 오는 30일 오후 8시 50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2025 KBS 연기대상'은 오는 31일 오후 7시 10분 시작하며, '2025 SBS 연기대상' 또한 같은 날 오후 8시 50분 생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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