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흑백요리사2' 신선함 줄었지만 더 노련해진 '아는 맛' [N초점]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첫 만남의 신선함은 덜하지만, 더 능숙하고 노련한 '아는 맛'으로 돌아왔다. 다시 흑백요리사' 붐이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거대하고 정교한 주방 세트장에서 벌어지는 요리 한판 대결을 담았다. '흑백요리사'는 규모와 서사에서 모두 양질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요리를 주제로 상상할 수 있는 극한의 미션을 서바이벌의 재미를 안겼고, 흑수저와 백수저로 나뉜 계급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이야기와 캐릭터가 짜릿한 '도파민' 재미를 안겼다.
공개 당시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OTT 플랫폼 예능 최초로 한국 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024년 9월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이븐함' '익힘 정도'와 같은 유행어가 나온 것은 물론, 국내 외식 업계의 트렌드와 판도를 바꾸는 파급력을 자랑했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1년 만에 돌아온 '흑백요리사' 시즌2는 지난 16일 베일을 벗었다. 시즌1의 폭발적인 인기는 시즌2의 기대 요소이자 우려 요소다. 시청자들은 '흑백요리사' 시즌1이 선사한 신선함과 서사를 경험했기 때문. 시즌2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강력한 재미를 선사해야 했다. 더불어 시즌2 제작 중 불거진 심사위원 백종원의 연이은 논란도 극복해야 했다.
우려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다른 캐릭터인 백종원과 안성재가 각자의 기준으로 심사하면서 형성하는 케미스트리나 긴장감은 확실히 시즌1보다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명의 심사위원에 집중하는 비중을 줄이고 '흑백요리사'가 낸 '아는 맛'을 먹음직스럽게 내놓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내로라하는 유명 셰프들 백수저의 노련한 퍼포먼스, 그런 백수저들도 감탄하고 존중하는 실력자들이 다수 포함된 흑수저의 참신한 요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개인 대결, 블라인드 대결이 계급을 떠나 서로를 존중하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었다면, 팀 대결로 진행되자 서바이벌의 묘미가 더욱 빛을 발했다. '흑백요리사'의 '톤 앤드 매너'를 유지하면서 매 라운드 새로운 장치를 추가했다. 시즌2에서 새롭게 도입된 것은 '전원 탈락'이다. 세 번의 팀 대결 끝에 패배한 팀(계급)이 전원 탈락하는 것. 벼랑 끝 대결에 '프로' 셰프들은 긴장했고, 보는 이들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다만 나폴리맛피아, 요리하는 돌아이 등 흑수저 계급 셰프가 주목받은 시즌1과 비교하면, 시즌2 초반에는 시청자가 함께 응원할 매력적인 캐릭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 여러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가 높은 정호영, 손종원, 임성근 등 인기 셰프 외에는 눈길을 끄는 참가자가 보이지 않는다.
시즌1만큼의 신선한 충격은 없지만 서바이벌과 요리에 더욱 집중하면서 여전히 강력한 포맷의 힘을 자랑하는 '흑백요리사2'. 방송 초반부터 기세가 대단하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2'는 15일부터 21일까지 550만 시청수를 기록, 2년 연속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대한민국을 포함해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시즌1에 이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화제성도 압도적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 조사 결과 12월 3주 차 TV-OTT 통합 드라마, 비드라마 통틀어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1 대비 공개 첫 주 화제성이 25.0% 상승한 폭발적인 수치다. 5주 차에 걸쳐 공개되는 '흑백요리사2'가 시즌2 초반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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