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에 빠진 아내, 어머니 장례식 중 빠져나와 덕질…1억 대출까지"

('탐정들의 영업비밀')
('탐정들의 영업비밀')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지난 6일 방송된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는 트로트 가수에 빠져 남편과 자식 모두 버린 중년 여성 A 씨의 사연을 방송했다.

먼저 탐정을 찾아온 이는 A 씨의 남편과 딸이었다. 가정적이고 자식들을 위해 사는 헌신적인 엄마였던 A 씨가 딸이 의대에 합격한 뒤 트로트 가수를 덕질하면서 180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가 쓸데없는 데 돈을 쓰지 않았는데 입덕한 뒤에 귀에 피가 나도록 노래를 듣고 조공에 수백만 원 쓰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은 "어머니가 암 재발하고 심적으로 힘들어하시고, 상태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모시고 가려고 어버이날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라며 "근데 아내가 덕질하는 가수의 효도 콘서트가 열린다고 가버렸다. 아무리 가수한테 빠지고 정신이 나가도 그렇지, 아내가 팬클럽 핑계로 딴짓하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심지어 A 씨는 가수 뒷바라지한다고 가족들 몰래 약 1억 원의 빚을 지기까지 했다. 결정적으로 가족은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누님'이라고 부르는 남자와 불륜을 암시하는 대화를 나눈 것을 발견했다.

A 씨가 열혈 활동 중인 팬클럽에 잠입한 탐정은 가수에 대한 도를 넘는 충성심 이외에 별다른 수상한 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A 씨가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한 호텔 칵테일 바에서 이전에 문자 나눈 남성을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탐정들의 영업비밀')

이때 A 씨는 남편으로부터 시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으로 달려갔고, 탐정들은 상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조사를 멈췄다. 그러나 A 씨는 시어머니의 장례식 내내 휴대전화만 보다가 "급한 일이 생겼다.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돌연 상복을 벗고 나갔다.

A 씨는 호텔에서 문제의 남성을 다시 만나 3000만원이라는 거액이 든 봉투를 건넸다. 그는 "그럼 저도 이제 프라이빗 회원인 거죠?"라며 설렜다.

하지만 해당 남성은 A 씨가 덕질하던 가수의 '사촌 형'을 빙자해 가수와 비밀스러운 만남을 주선하는 척 열성 팬들의 팬심을 이용해 돈을 뜯는 악덕 사기꾼이었다.

탐정이 개입하면서 A 씨는 돈을 회수할 수 있었다. A 씨는 "병원에서 우울증과 갱년기가 같이 왔다고 해서 약도 먹었다. 맨날 야근하고 바쁜 남편한테 내색하기도, 공부하는 딸한테 티 내기도 그래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라며 "그때 우연히 들은 가수의 노래가 날 위로해 줬고, 버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A 씨가 가족들한테 용서를 구하고 마음을 다잡기로 하면서 사건은 끝나는 듯했지만, 가족들은 "아내가 집을 나갔다"며 또다시 탐정을 찾아왔다.

A 씨는 가수가 구설에 휘말리며 법정에 드나들자, 시위를 위해 가출한 것이었다. 결국 가족들은 가수에게 눈이 먼 A 씨를 포기했고, 부부는 22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