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 "이병철 회장이 '뭐 해줄까?' 물어…건물 갖고 싶었지만 참았다"

('가보자GO' 갈무리)
('가보자GO'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배우 강부자(84)가 고(故) 이병철 삼성전자 회장에게 건물을 받을 뻔한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9일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가보자GO 시즌4'에서는 강부자가 청담동 집을 최초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강부자는 "내가 TBC 전속 탤런트였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TBC는 1964년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설립한 방송국으로, 강부자는 이곳에서 17년간 배우, DJ 등으로 활약했다.

그는 TBC가 언론 통폐합으로 문을 닫았을 때를 떠올리며 "고별 방송에서 내가 송사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KBS에서 작품 하나도 못 하게 했다. 강부자 이름만 올라가면 다 (끊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나 물 먹는다고 (KBS) 사장한테 가서 빌라고 했는데 내가 왜 비나.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나"라며 "초등학교 졸업해 송사, 답사 읽을 때는 우는 거다. 17년 청춘을 TBC에서 보냈는데 어떻게 안 울 수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부자는 이 회장의 부름을 받았다고. 강부자는 "이병철 회장이 중앙일보, TBC 전 직원 모아놓고 조례할 때 '내가 끝까지 안 울려고 했는데 강부자 때문에 울었다. 강부자가 날 울렸다'고 그랬다더라"라고 전했다.

('가보자GO' 갈무리)

강부자는 "그 후 '강부자 골프 칠 줄 알면 나오라고 해라'라고 연락했다. 그때 난 골프 초보였지만 나오라고 하시기에 용감하게 나갔다. 회장님이 꼭 날 회장님 팀에 넣으셨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회장님 앞에서 얼마나 떨리냐. 또 회장님 보시는데 어떻게 연습하냐. 공 놓자마자 때리고 비뚤게 가거나 말거나 공 날아간 자리에 뛰어가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니까 '누구한테 (골프) 배웠냐. 참 잘 배웠다'고 하더라. 회장님 앞에서 질척거리지 않고 두 번, 세 번 안 치니까 마음에 드신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이 회장이 근황을 물어왔다고. 강부자는 "아무도 없을 때 (이 회장이) '뭐 좀 해줄까? 요즘 어찌 사냐?'고 묻더라. TV에서 내 모습을 찾을 수 없을 때니까 내가 굶는 줄 아신 거다. '저 잘살고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했다"며 사실 그때 작은 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그마한 건물 하나 생기면 1층에 세 주고, 2층에 갤러리 세주고, 3층에 세 주고, 지하에 소극장 만들고, 4~5층에 내가 살고 싶다는 꿈을 꿨다"라며 "(이 회장이) '뭐 해줄까?'라고 물었을 때 사실 이런 거 하고 싶다고 했으면, 한번 해보라고 했을지 모른다. 몇 번이나 물어보셨으니까"라고 했다.

어쩌면 이뤘을지도 모를 건물주의 꿈이었지만, 강부자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고.

그는 "그 후 지금 신세계 이명희 회장님이 내게 차 한 잔 마시자고 연락해 왔다. '아버지가 물으실 때 뭐 하나 해달라고 하시지 그랬냐'고 하더라"라며 "회장님이 그렇게 몇 번 물으실 때 그런 거(건물) 하나 얻었으면 오늘날 강부자가 있겠냐"고 했다.

MC 홍현희는 "저 같으면 기회다 싶어 얘기했을 것 같다"고 했고, 안정환 역시 건물 이야기에 아쉬워하며 "욕심도 안 나셨냐"고 재차 물었다.

강부자는 "천만에"라며 "친한 지인에게 이 얘기를 하니까 '제일모직, 제일제당 판권 하나 달라고 하지 그랬냐'고 하더라. 나는 그런 허황된 생각은 안 한다.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이만큼도 안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