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대전②]역시 신혜선vs러블리 이시영vs연기神 '라이프'

ⓒ News1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캡처
ⓒ News1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캡처

(서울=뉴스1) 윤효정 김민지 장아름 기자 = 23일 세 편의 월화드라마가 처음 공개됐다. 신혜선 양세종이 뭉친 로맨틱 코미디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와 지현우 이시영이 호흡을 맞춘 MBC '사생결단 로맨스'(극본 김남희 허승민 / 연출 이창한) 그리고 미스터리를 더한 의학드라마 JTBC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 였다. 기대감 속에 동시에 첫발을 내디딘 세 편의 월화드라마의 첫인상을 정리해봤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역시 신혜선 (윤효정 기자)

독특한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많은 가운데 1회를 주도적으로 끌고 간 것은 우서리 역할의 신혜선. 17세에 교통사고로 13년간 코마상태에 있다가 30세에 깨어난 인물을 연기했다.

다소 '오글'거릴 수도 있는 설정, 신혜선의 연기력이 이 우려를 덜었다. 해맑고 순수한 매력의 17세 소녀의 모습이 가장 강조됐다. 하루 아침에 30세가 되어서 혼란에 빠진 모습 그 사이 코믹한 에피소드를 넣어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신혜선은 전작 '황금빛 내인생'에서 보여준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를 벗고 새로운 인물로 등장,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바야바 같은 이미지로 등장해 독특한 설정을 강조한 양세종의 새로운 도전, 또 청량하고 해맑은 분위기를 담당한 안효섭의 매력 또한 가득한 1회. 1회 말미 이 세 사람이 만나면서 더욱 큰 시너지효과를 내길 기대해본다.

ⓒ News1 MBC '사생결단 로맨스' 캡처

◇'사생결단 로맨스' 러블리 이시영 (장아름 기자)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돌아온 이시영, 그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사생결단 로맨스'에서 이시영은 내분비내과 전문의 주인아 역으로 등장했다. 주인아는 의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늘 2%가 모자란 해맑은 인물. '인간 감정의 98%는 호르몬에 의해 좌우된다'고 굳게 믿고 있는 호르몬 신봉자이기도 하다.

이시영은 '사생결단 로맨스' 첫 방송에서 그간 장르물에서 보여준 '걸크러시' 매력 보단 모처럼 사랑스럽고 유쾌한, 밝은 캐릭터를 선보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주인아라는 인물에는 '호구'라는 표현이 있다며 캐릭터의 순수한 매력을 강조한 바, 기대에 부합하는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고 까칠한 한승주(지현우 분)과 티격태격하다가도 의사로서 호기심을 발동하는 모습이나, 매사에 긍정적인 모습 역시도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는 평이다. 앞서 '파수꾼 '아름다운 나의 신부' '골든 크로스'와 같은 장르물이나 '일리있는 사랑'과 같은 깊은 멜로에서의 이시영의 모습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겐 오랜만에 새로운 모습이었다.

ⓒ News1 JTBC 캡처

◇ '라이프' 이동욱·조승우→천호진·문성근, 연기神들의 전쟁 (김민지 기자)

빈틈이 없었다. 비중 있는 주연부터 단 몇 장면만 등장하는 신 스틸러까지 '라이프'에서는 누구 하나 연기를 허투루 하지 않았다.

'라이프' 1회에서는 상국대학병원 병원장 이보훈(천호진 분)의 죽음, 원장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 의사들, 병원 의사들과 모기업 사이 갈등 등을 다뤘다. 각 캐릭터에 대해 소개하기보다 처음부터 서사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만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힘이 중요했던 터. '라이프' 배우들은 흡인력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삽시간에 극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동욱은 피곤이 몸에 밴 듯한 모습으로 일상에 치인 의사 예진우를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존경하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이보훈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이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1회에서 이동욱이 보여준 면모는 그가 극이 진행되면서 입체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걸 기대하게 했다. 이동욱이 첫 회의 중심축이 됐다면, 조승우는 단 3분의 등장으로 극을 압도했다. 상국대학병원 총괄사장 구승효로 분한 그는 지방행에 반발하는 의사들을 논리로 제압, 기싸움에 지지 않으며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조승우는 전작 '비밀의 숲' 황시목과는 다른 결의 구승효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새로운 '인생캐' 탄생 가능성을 알렸다.

또한 천호진은 동료들에게 존경받는 병원장이자 사건의 키가 되는 이보훈을 연기해 1회를 단단하게 받쳤고, 부원장 김태상을 연기한 문성근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인물의 감정선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해 극 몰입도를 높였다.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이규형, 태인호, 엄효섭, 김원해 등 다른 배우들 역시 오롯이 맡은 배역에 녹아들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이들의 연기는 자연스레 배우들 간 '케미'를 만들어냈고 극의 밀도는 더 높아졌다. 그야말로 '연기神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i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