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현장] "40대 마지막"…'미스티', 고혜란=김남주 만든 '독한 열정'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김남주가 '고혜란'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밝혔다. 다이어트로 외형적 변화를 준 것은 물론이고 앵커 역을 소화하기 위해 어려운 대사를 읽고 또 읽으며 '엄마 김남주'를 벗고 '앵커 고혜란'을 입었다.
김남주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의 기자간담회에서 "6년간 엄마로 살아서 많은 게 변했다. 그래서 나도 말씀은 노력한 게 없다고 하고 싶은데, 일단 지난 5개월 동안 일반식을 전혀 먹지 못했다. 드라마가 끝나면 한식을 먹고 싶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닭하고 되게 친해졌다. 계란과. 정말 괴롭다"고 의외의 고충을 토로했다. 날카롭고 예민한 고혜란 캐릭터를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하고 있는 것.
'미스티'는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테리 멜로 드라마다. 김남주는 극 중 주인공인 JBC 간판 앵커 고혜란 역을 맡아 특별한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주변 사람들의 희생까지 불사하는 모습은 그간 한국 드라마 여주인공 중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종류의 성품이라 남녀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김남주는 "나도 대본을 보면서 '독한년'이다, 할 때가 있다. 독할 때가 있고 인간 김남주가 이해 안 되는 신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런데 고혜란에 집중되니 충분히 타당성이 있더라.(생략) 고혜란은 인간적으로 솔직한 여자다. 우리가 내면에 숨기고 있지만 시선 때문에 그런 욕망들을 숨길 수 있는데, 고혜란은 솔직하고 당당한 인물이어서 독해 보인다. 그런 캐릭터를 스스로는 못하지만 고혜란을 통해 통쾌하고 시원하게 느끼시니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고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앵커 역할을 위해서는 그간 코미디 드라마를 하느라 익숙해진 말투를 고치고자 노력했다. 일각에서는 김남주의 모습에서 JTBC 사장이자 간판 앵커이기도 한 한 손석희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지만, 그는 "(손석희 앵커는) 남자 분이어서 참고는 안 했다. 뉴스를 많이 보니까 그런 말투를 따라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서 "앵커들이 콕콕 집어 발언하는 것을 '캐치'해서 긴 대사가 외워질 때까지 읽었다. 자연스럽게 읽을 때까지. 그렇게 많이 읽어보고 연습하고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일까, 어떻게 하면 눈에 많은 사연을 담은 절실하고 고독한 고혜란 캐릭터를 설정할 수 있으까 연구했다"고 했다.
나아가 김남주는 고혜란의 캐릭터를 닮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를 "소심하고 당당하지 못하다"고 표현한 그는 "고혜란을 연기하면서 통쾌했다. '뉴스룸'에 앉아있을 때가 제일 좋았다. 내가 왕 같고, 내 위에 아무도 없고, 그 자리에 아무도 못 앉는다. '미스티' 가 끝나가면서 그 세트 부수는 게 가장 안타까워서 기념 촬영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스티'에 대해 "40대 마지막 즈음에 만난 웰메이드 드라마"라면서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록을 냈으면 좋겠다. 고혜란스러운가? 욕망덩어리다"라고 표현했다. 말미에는 연신 "내 인생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하며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여배우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표현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요즘, 40대 후반으로서 멋진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김남주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이 명예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스티'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