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아중 "김남길, 아낌없이 사랑해서 멜로에 후회 없어"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서.
배우 김아중은 tvN 드라마 '명불허전'을 떠나보내며 "허임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줬다"고 말했다. 그 고백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끝까지 애정을 갖고 '명불허전'과 4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왔을 것이라 짐작됐다. 김아중이 '명불허전'에서 맡은 역할은 신혜병원 흉부외과 의사 최연경 역이었다. 최연경은 의사로서 실력은 출중하나 차가운 외면 속에 마음의 상처와 비밀을 품은 인물. 우연하게 클럽 앞에서 조선에서 온 한의사 허임(김남길 분)을 만나게 되고, 그와 점차 같은 의사로서 동료의식을 나누게 된다. 동료로서의 애틋한 감정은 어느새 연인으로서의 사랑으로 변해갔고, 그 과정에서 최연경은 과거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환자를 진정으로 아끼는 의사로서도 성장하게 된다.
김아중이 '장르퀸'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계기는, 드라마 '싸인'과 '펀치' '원티드'를 거치면서부터였다. 이번에도 '명불허전'의 메디컬, 멜로, 판타지 등 복합장르를 소화하면서 장르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싸인'의 법의학자, '펀치'의 검사를 연기할 당시에도 그랬듯 실제로 의사들을 만나본 후 캐릭터에 임했고 그 과정은 의사로서 최연경이라는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남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분들이 삶에서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실제 어떻게 일을 하는지 배우로서 양심상 직접 관찰해봐야 하는 것 같다"는 말은 연기에 대한 진정성이 얼만큼 중요한지 실감하게 했다. "14년차 배우임에도 여전히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는 의외의 고백도 매번 쉽지 않은 과정을 넘어 지금의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 헤아리게 했다.
Q. 최연경이라는 인물은 본인과 얼만큼 접점이 있는 인물인가.
A. 사람들과 심리적인 거리를 두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 요즘 들어 더더욱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기 힘들더라. 한 번 유대가 생기고 깊어지면 관계가 끝까지 가는 편이다. 지금도 데뷔 때부터 알던 친한 사람들과 친하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부감이 있지 않은데 조금씩 천천히 친해지게 되는 편인 것 같다. 실제 현장에서도 초반에는 심리적인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7~8회 넘어가면서 배우들, 스태프들과 친해졌다.
Q. 김남길과는 동료로서 많이 가까워졌나.
A. 연기자들은 어쩔 수 없는 게 실제로도 극 중 인물의 거리만큼 가까워진다. 서로 계속 싸우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이면, 실제 관계가 안 좋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돼 있고 거리감이 생긴다. 김남길 선배와도 초반에는 서먹했다고 하기 보다는 후반부 보다는 덜 친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점점 호흡을 맞추면서 굳이 많은 얘길 하지 않아도 '이런 스타일이구나'라며 서로 더 이해하게 됐다.
Q. 김남길과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면서 어떤 시너지를 느꼈나.
A. 저는 연기하면서 '이 신은 이렇게 한 번 해보자'라고 제안을 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런 것들을 부담스럽거나 꺼려하면 얘기를 잘 못한다. 그런 점에서 남길 선배는 열려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해보자' 하는 걸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고 재미있어 해줬다. 너무 고마웠다.
Q.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김남길에 대해 '릴렉스한 배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A.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데다 첫 방송 전까지 극도로 긴장하고 결과를 걱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는데 남길 선배도 그런 걱정이 왜 없으시겠느냐만은, 겉으로 그런 긴장감과 걱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훨씬 더 편하게 현장에 임하더라. 긴장하지 않고 카메라와 친해지는 법을 아는 것 같다. 나도 그런 법을 배웠다.
Q. 허임과 최연경의 귀여운 커플 연기가 방송 내내 화제를 모았다. 커플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A. 너무 또 닭살스러운 것은 내가 못 한다. (웃음) 보시는 분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그렇게 안 하려고 노력했다. 허임과 최연경의 멜로가 사실 생각보다 늦게 붙었다. 11회부터 붙었다. 늦게 붙은 만큼 멜로가 나올 때 확실히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연기를 합을 맞추고 논의하는 것에 서로 편하게 마음이 열려 있었다.
Q. 허임과 최연경의 혈자리 키스 또한 크게 화제가 됐다. 연기 당시에는 어땠나.
A. 키스신에서도 워낙 대사들이 좋았다. 남길 선배와 나도 계속 대사가 너무 좋다고 우리 이 신 잘하면 좋겠다고 했다. 대사 보니까 한의사가 매력적으로 그려졌더라.
Q. 허임과 최연경의 러브라인에는 아쉬움이 없었지만, 유재하와 최연경의 러브라인은 다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연상연하 러브라인이 조금 더 살아나고 긴장감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은 없었나.
A. 뭔가 계기가 확실해서 연상연하 커플도 러브라인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점은 있었다. 나 역시도 민규에게 선배로서 애정이 있었다. 정말 착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다. 하지만 드라마가 다뤄야 하는 이야기가 많아 러브라인이 조금 더 담기지 못해 아쉽지만, 민규는 정말 열심히 잘해줬다.
Q. 엔딩에서 최연경을 허임이 다시 찾아왔다. 결말은 만족하는지.
A. 결말은 김남길 선배와 작가님, 감독님 넷이 상의해서 만든 결말이고 최선의 결말이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없었지만 의도한 대로 잘 만들었다. 최연경도 조금 더 변화하고 성장한 느낌에서 사람도 돌볼줄 아는 의사가 돼 있고 허임도 조선에 돌아가서 최연경을 많이 그리워 하다 만나면 어떨까 했다. 길에서 재회했을 때,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겠냐는 그런 얘기를 했었고 드라마에 잘 반영이 됐다.
Q. 김아중이 생각하기에 허임은 계속 현대에 남았을까.
A. 저는 그게 아니라고 얘기했다. 엔딩에서 허임에게 '언제 (조선에) 가나요?'라고 묻는데 이게 애드리브다. 아마 오고가지 않았을까 싶다. (웃음)
Q. 배우들이 작품에 깊게 몰입하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한다. 이번에는 어떤가. 최연경을 보내기 수월했나.
A. 이제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것에 요령이 좀 더 생겼다. 물론 빠져나오는 게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이번에 최연경은 아낌없이 사랑을 다 줬다. 후회하지 않도록 아낌 없이 줬다. '그저 바라보다가'를 하고 후회했던 게 더 사랑해주는 연기를 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그 후로는 비록 멜로 장르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되도록이면 부족하지 않게 하려고 했다. '펀치'에서 김래원씨도 들끓는 마음으로 사랑했고, 이번에도 허임에게 아낌 없이 사랑을 줬다. 13회부터인가는 아낌없이 사랑햇던 것 같다. 더 사랑해주려고 노력했고 더 표현해주려고 노력해서 후회가 없다. 이번엔 끝나고 나서도 멜로 라인에 후회가 없다.
aluemchang@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