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Talk]'무한도전' 길→노홍철→박명수, 내부자들의 팀킬史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MBC '무한도전'의 위기는 아이디어 고갈에서 혹은 '노잼' 방송분에서 오는 것도 아니었다. 10년 이상 '국민 예능'의 명성을 유지해오면서 가장 큰 위기는 멤버들의 몰고 온 논란으로부터 시작됐다. 멤버 길로 시작된 음주운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노홍철로 이어졌고, 박명수는 늘 반복되는 구설수에 올랐다. 유재석을 필두로 방송에서 정중히 사과하는 패턴은 익숙해졌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10년, 시청자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정형돈을 제 식구처럼 걱정할 만큼 멤버들과의 유대 관계가 깊다. 장수 예능인 만큼, 방송 재미에 대한 기복도 이해할 정도로 시청자들은 너그럽게 품어줄 마음도 있지만 늘상 멤버들이 불러일으킨 논란은 실망감만 안겼다. 결국 내부자들의 '팀킬'이 위기론을 대두시킨 주된 요인이었다.

# 그 전 녀석, 길의 음주운전

길은 지난 2014년 4월23일 새벽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 News1star DB

길은 지난 2014년 4월23일 새벽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길의 혈중 알콜 농도는 0.109%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던 시국에 길의 음주운전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당시 '무한도전'은 '스피드 레이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장기 프로젝트였던 만큼 길의 음주운전은 '무한도전'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여기에 음주운전 사건이 터졌던 날 9주년이었다는 점이 기존 팬들의 원성을 샀다. 길은 자신이 모두 책임을 지겠다며 하차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무한도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원정 응원 특집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출연진이 상의를 하는 장면에서 소파에 앉아있던 길의 모습이 CG로 지워진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정준하와 정형돈 사이에 있던 길의 자리가 벽과 같은 색깔로 칠해져 지운 흔적이 확연히 드러나 화제가 된 바 있다.

# 그 녀석, 노홍철의 음주운전

노홍철은 길의 음주운전 사건이 불거진지 약 7개월 만인 같은해 11월8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 News1star DB

노홍철은 길의 음주운전 사건이 불거진지 약 7개월 만인 같은해 11월8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보다 노홍철이 음주 측정 과정에서 이를 거부하고 강제 채혈을 당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400회 특집 직후였지만 시청자들과의 신뢰는 한 번에 무너졌다.

유재석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와 '무한도전' 멤버들은 사건 발생 후 일주일 만에 방송을 통해 "지난 4월, 길씨가 불미스러운 일로 사과를 드렸음에도 이런 똑같은 일로 사과를 드리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노홍철씨도 이번 일로 깊이 반성을 하리라 믿는다.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겠다"고 사과했다.

# 박명수, 구설수 또 구설수 그리고 구설수

박명수는 가발 업체 홍보 논란에 휩싸이며 다시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 News1star DB

박명수는 늘 구설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스피드 레이서' 특집 촬영 당시 박명수가 빌려쓴 차량이 사고가 나 파손 부위가 상당했으나 정중한 사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의 글로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논란은 김태호 PD와 박명수의 카레이싱 멘토가 적극 입장을 표명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무한도전'의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 특집 당시엔 아이유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지적을 받았다. 아이유와의 협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EDM만 고집하며 상대를 배려하지 않았던 모습 때문이다. 이후 아이유가 박명수의 음악 취향을 전적으로 존중하면서 '레옹'은 대박이 났지만 그의 고집스러운 모습은 '불통(不通)'의 인상을 남겼다.

그 '불통'은 '마이 리틀 텔레비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별다른 콘텐츠 없이 EDM만으로 승부를 보려 했던 탓에 '핵노잼'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이를 '웃음 장례식' 소재로 사용하며 웃음을 안겼지만, 예능을 대하는 박명수의 태도는 두고두고 문제가 됐다. '웃음 사망꾼' 수식어를 얻고 신뢰도는 하락했다.

박명수는 가발 업체 홍보 논란에 휩싸이며 다시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불만제로' 특집 방송에 등장한 가발 업체가 사실은 박명수가 운영하는 업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해당 업체가 본래 박명수가 홍보 모델로 있던 업체이자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측은 "급하게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박명수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 업체에 도움을 요청,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며 "저희는 이 가발 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방송 내용상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논란만 가중시켰다.

이후 박명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가발 매장에 첫 방문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는 가발업체 직원분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입장을 밝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업체는 동생이 2012년 홀로 설립한 회사로 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짧은 생각에 섭외가 용이한 촬영 장소로만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방송에 상호가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회사 이름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고 홈페이지나 매장에 제 사진이 실려 있어 홍보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큰 웃음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이 너무 바보 같았다"고 사과했다.

aluem_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