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원, 사랑받아 마땅하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이경남 기자 =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알았어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어요. 사랑이요."

발레를 전공한 도지원은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다 1998년 광고 모델로 발탁돼 연예계에 입문했다. 2년 후 드라마 '서울 뚝배기'를 통해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된 그는 '폭풍의 계절', '목욕탕집 남자들'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2001년 방영된 '여인천하'에서 표독스러운 경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여인천하'는 자신을 연기파 배우로 확실히 각인시켜준 계기가 됐지만 인간 도지원과 배우 도지원의 사이에서 큰 혼란을 겪게 된 작품이었다. 실제로 독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공백기를 본의아니게 공백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도지원을 다시 꺼내준 드라마가 2010년 방영된 '웃어라 동해야'였다.

배우 도지원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촬영 소감을 전했다. ⓒ News1스포츠 / 권현진 기자

도지원은 '여인천하' 경빈의 굴레를 벗어나게 해준 작품으로 '웃어라 동해야'를 꼽으며 "안나 레이커 캐릭터는 실제 내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 연기를 하다 보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거기서 오는 혼란이 있다. 경빈이 그런 캐릭터였다면 안나는 내가 나를 표현할 수 있고,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 연기하면서 행복했다.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작품이다. 배우 도지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연기의 재미를 알게 해준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도지원은 올해 상반기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 연이어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출연했다.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으로 진행되는 드라마를 2편 연속 출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지원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 대본을 받은 순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빡빡한 스케줄을 이겨낼 정도로 뜨거운 열정으로 촬영에 임했다. 어떤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김인영 작가의 필력이 도지원을 끌어당겼고, 강하면서도 순수한 김현정이라는 캐릭터에 끌렸다.

특히 40대에도 순수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상대배우 손창민을 비롯해 이순재, 김혜자, 장미희, 채시라 등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도지원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배우 도지원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배우들과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 News1스포츠 / 권현진 기자

"선배과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부터 인생까지 많은 것을 배웠어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이래서 대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동안은 김혜자 선생님만 봐도 눈물이 났어요. 진짜 엄마와 대화를 하는 것 같았죠. 또 이 나이에도 로맨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손창민 선배와의 호흡도 좋았어요. 손창민 선배는 그냥 대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 연습하면서 나에게 맞는 연기를 해줬어요."

도지원이 극중 맡은 김현정은 겉으로 우아하고 멋지게 보이려 하고 똑똑하고 잘난 척하지만 속으로는 치일까 두려워하고 잘해야지 하는 두려움이 인물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빈틈 없는 여자가 첫사랑 이문학을 만나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 받으면서 몰라보게 밝아졌다.

"현정이는 아버지가 떠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온 맏딸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어요. 아버지 때문에 남자를 믿지 못했고, 사랑도 당연히 모르고 살았죠. 그런데 이문학을 만나면서 변했어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어요. 현정이를 변화시킨 건 사랑이었어요."

배우 도지원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동안 비결을 공개했다. ⓒ News1스포츠 / 권현진 기자

환경이 변하면 사람의 인상도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올해로 데뷔 25년 차를 맞은 도지원은 연예계 입문한 후 많은 이들을 겪었지만, 그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순수함은 여전하다. 비결이 묻자 도지원은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웃었다.

"중학교 때부터 '순수함을 잃지 말자'는 게 제 인생의 좌우명이었어요.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 변할 수도 있는 게 사람이죠. 하지만 저는 절대 변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저를 보면 '넌 변한 게 없네'라고 말해요. 또 이번 드라마 스태프들이 나를 '미소천사'라고 불렀어요. 이번만큼 웃고 행복하게 촬영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게 동안의 비결이 아닐까요?"(웃음)

lee12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