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 "배우로 달렸던 지난날, 올해는 연애해야지"(인터뷰①)
- 권수빈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권수빈 기자 = "오지은, 저 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달려왔던 것 같아요. 이제는 제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고 싶어요."
오지은은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 네일닥터에서 진행한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타이틀롤이 처음이라 책임감에서 오는 부담감이 컸다"고 최근 MBC 일일드라마 '소원을 말해봐'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오지은은 122부작 드라마를 하면서 8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주인공 한소원에 몰입해 온갖 비극적 상황을 다 겪었다. 남편은 결혼식날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됐고 30년 만에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만난 친모 차화연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었다. 극진희 간호한 남편이 5년 만에 깨어났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 한소원은 남편에게 이혼을 고했다.
오지은은 "캐릭터 자체가 힘들고 비극적 상황이 이어져서 웃을 일이 전혀 없었다. 기분 좋게 있기 힘든 캐릭터였다"며 "긴 작품을 하다 보니 몰입을 해서 연기할 수 있었고, 감정적으로 힘든 것도 너무 자연스럽게 몸에 익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대본만 읽어도 감정 연기가 될 만큼 숙달이 됐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향상이 됐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억척스럽고 꿋꿋한 한소원의 성격은 실제 오지은에게도 있었다.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그는 장편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차근차근 배워나갔고, 주연까지 꿰찼다. 오지은은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한소원과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이쪽에 관심도 없었고 연예인을 좋아한 적도 없었어요. TV도 잘 안 봤고요. 그런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가게 되더라고요. 대학 때 연극에 참여하면서 어떤 작품에서 연기를 했는데 너무 매력을 많이 느꼈고, 살면서 한 번도 못 느껴본 짜릿함을 느꼈어요. 내가 메신저가 돼서 어떤 메시지를 표현한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고 그 기분을 표현할 수 없더라고요. 이거야 말로 내가 질리지 않고 평생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죠."
젊은 배우들이 대게 주말이나 일일 같은 장편 드라마보다는 미니시리즈 출연을 선호하지만 오지은은 달랐다. 데뷔작이나 다름 없는 '수상한 삼형제' 역시 호흡이 긴 연속극이었고, 연기에 갓 뛰어든 오지은을 성장하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었다.
오지은은 "연기를 늦게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커다란 역할을 맡았다. 나와 경쟁하는 배우들은 연차가 높은데 신인인 내가 그들과 같은 나이에 있는 게 게임이 안 되는 거다. 경험이 너무 부족해서 촬영 용어도 잘 모르고 눈치만 줘도 알 수 있는 걸 난 잘 몰랐다. 그게 내 약점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주말드라마 같이 촬영이 많은 게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장편 드라마를 싫어하는 젊은 배우도 있는데, 저는 배우로서 없었던 시간을 만회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약적으로 좋아지는 건 없는 것 같아서 제가 밟아야 되는 계단을 다 밟고 가고 싶었어요. 제겐 모두 좋은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극복한 것 같아서 여유가 살짝 생기기도 했고요."
드라마로 성장한 오지은이지만 처음에는 자신이 드라마를 할 것이라 생각 못했다고 한다. 오지은은 "처음 출연한 건 독립영화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영화계 상황이 안 좋았는데 마침 드라마 쪽에서 연락이 와서 드라마 하게 됐다.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제가 TV에 나온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한 일이에요. 친구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 걸요. 관심도 없던 쪽으로 오더니 TV만 틀면 나오고 있잖아요. 처음 연극을 통해 배우가 매력적이다 느끼고 독립영화까지 접했는데, 드라마, TV 같은 건 생각을 못했어요. 몰두하고 달려오다 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오지은은 또 "배우 시작 때는 미니시리즈만 해야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부족하다 느꼈기 때문에 오히려 연속극을 하고 싶다고 했다. 16회로 뭘 깨닫고 끝나겠나 싶었다"며 "신인인 나로서는 좋다고 생각했다"고 많은 젊은 배우들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밝혔다.
2006년 데뷔 후 쭉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고 말았다. 작품 하나를 시작하면 그 캐릭터에 푹 빠져버리는 바람에 일상의 다른 일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그다. 오지은은 "작품을 할 때는 캐릭터가 아닌 오지은으로 살아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데뷔 후 쉬었던 날을 합쳐보면 1년도 안 돼요. 저, 오지은으로 산 기간은 1년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제 나이를 들으면 깜짝 놀라요. 한 작품 끝나서 내 자리로 돌아왔더니 1년씩 지나가 있는 거죠. 아무래도 가정을 이루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인생의 때가 있으니까 저도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왔구나 싶어요. 일에만 파묻혀 있었는데 이제는 시간 개념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때문에 올해는 배우 오지은의 모습은 물론 충전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오지은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춰야겠어요. 이제는 제 삶을 보살필 때가 된 것 같아요. 그래야 더 윤택한 연기가 나올 것 같고 더 풍부하게 나올 것 같아요. 일을 하면 거기에만 매몰되는 스타일이라 올해는 균형을 취할 계획이에요."
ppb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