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무시무시한 데스노트…주인공 가족 전멸
- 김종욱 인턴기자
(서울=뉴스1) 김종욱 인턴기자 = 이신성, 오대산, 박주리, 한수다, 장연실, 이강숙, 김선미, 오금성, 오수성, 오왕성, 나타샤, 왕여옥, 사임당.
한 드라마의 등장인물 목록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해당 드라마에서 황당하게 혹은 갑작스럽게 모습을 감췄다는 사실이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대기업 일가의 3남1녀 중 막내딸 오로라가 누나 셋과 함께 사는 소설가 황마마를 만나며 벌어지는 당돌한 사랑 이야기를 표명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괴이한 설정과 출연진의 잦은 하차로 '오로라 공주'는 또 하나의 '막장 드라마'가 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에서 사임당(서우림 분)이 숨을 거두며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현재까지 '오로라 공주'에서는 극 중 인물 3명이 세상을 떠났으며 이들 사망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하차한 인물만 모두 13명에 이른다.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로라 공주 데스노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일일드라마답지 않게 수많은 인물들이 하차한 '오로라 공주'를 일본의 인기 만화 '데스 노트'에 빗댄 내용이다.
'오로라 공주'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인물은 독고영재가 연기했던 이신성이다. 이신성은 극 초반 황시몽(김보연 분)의 오래된 첫사랑으로 등장했다. 시몽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가 거절당한 이신성은 이후 별다른 설명 없이 드라마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이신성은 빠졌지만 다행히 극 전개에는 큰 문제가 없어 그의 하차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대산의 죽음은 이후 천왕식품의 부도와 오씨 가족의 몰락을 불러왔다. 극 전개상 일리 있는 죽음이었던 것이다. 또한 배우 변희봉은 출연 당시에도 엔딩 크레딧에 '특별 출연'으로 이름을 올렸기에 그의 죽음은 시청자들의 별다른 반발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오대산 이후에 하차한 인물들은 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 계기나 이야기 전개가 너무나 급작스러워서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했다.
오씨 집안의 둘째 아들 오금성(손창민 분)의 불륜녀 박주리(신주아 분)은 천왕식품 부도와 함께 오씨 집안이 몰락하자 갑자기 오금성 곁을 떠나 프랑스로 출국했다. 갑작스런 박주리의 하차는 '프랑스에서 다른 남자와 동거중'이라는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로 설명이 끝나버렸다.
천왕식품 부도와 함께 사라진 인물은 또 있다. 오로라(전소민 분)의 비서였던 한수다(정연주 분)다. 한수다는 오로라에게 헌신적인 모습으로 봉사하는 비서였지만 오씨 집안이 망하자 편지와 돈, 오로라가 좋아하던 캐비어 병조림 하나를 남기고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별다른 설명이나 개연성 있는 전개 없이 갑작스럽게 하차한 두 인물은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불편한 하차'의 서막에 불과했다.
얼마 뒤 한국에 남아있던 오씨 집안의 둘째 오금성(손창민 분), 셋째 오수성(오대규 분)은 미국에 있는 전 부인들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급하게 미국으로 떠났다.
두 인물이 '미국 출국'으로 드라마에서 빠지자 방송가에서는 오로라의 큰오빠 오왕성(박영규 분)도 하차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 소문은 틀리지 않았다. 오왕성은 미국에 있는 전 부인이 위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자 황시몽의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역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중견 배우 손창민, 오대규와 박영규는 이렇게 다같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오로라 공주'에서도 떠났다.
오씨 집안의 며느리와 아들 여섯 명이 순식간에 드라마에서 제외되면서 '오로라 공주'의 출연진 하차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의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박영규와 손창민은 드라마 하차 이후 지난 10월 각각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황당하다는 심경을 전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나타샤 이후 얼마간 잠잠했던 사망과 하차 문제는 최근 다시 불거졌다. 지난 7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 119회에서 왕여옥(임예진 분)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시청자들은 '유체이탈'이라는 황당한 소재가 주중 일일드라마에 연거푸 등장한 것을 두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예진과 사전에 하차 문제를 협의했다는 제작진의 설명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의 원성은 가라앉지 않았다.
왕여옥의 유체이탈과 심장마비 사망 후 11일 만에 사임당이 돌연 사망했다. 이로써 드라마 시작 당시 9명이었던 오로라의 가족은 주인공 오로라를 제외하고 전멸했다.
주중 일일드라마에서 주인공 가족 전원이 하차한 전례가 한국 드라마 사상 어디 있을까. '오로라 공주'의 막무가내식 전개는 이미 누리꾼들의 비아냥과 원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극본을 담당한 임성한 작가에 대한 보이콧 여론도 심상치 않다.
인터넷에는 "조연까지 합쳐서 13명이나 드라마에서 하차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 "등장인물 다 죽여서 저승 드라마 찍을 거냐", "정말로 드라마가 아니라 데스 노트 찍는 것 같다", "'오로라 공주', 정말이지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괴작임", "임성한 드라마처럼 아름답지도 재밌지도 않은 작품을 사람들이 왜 보는지 이해가 안 간다", "임성한 작가, 자기 맘대로 이렇게 배우들 다 내쫓아도 양심에 가책이 없나", "오대산 죽을 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이해했는데, 갈수록 태산", "어느 날 보면 캐릭터 하나 없어지고, 어느 날 보면 또 누군가는 사망하고…무슨 드라마가 이런 식이냐" 등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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