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국내산 금 1톤 산다…13년 만에 실물 금 매입 재개

12월 14일 관련 규정 시행·시스템 구축 완료…"생산업체와 소통 중"
국내 수출 예정 물량 협의매입…실제 거래일·규모 여건 따라 유동적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2026.8.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연내 국내에서 생산된 금 1톤 안팎, 약 2000억 원어치의 실물 금 매입을 추진한다. 한은이 실물 금 매입에 나서는 것은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오는 12월 14일 관련 거래 시스템이 구축되면 생산 업체의 수출 예정 물량과 매입 요청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매입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국내 생산 금 매입을 위해 생산업체와 소통하면서 예상 거래 물량을 가늠하고 있다. 1톤 안팎은 이 과정에서 예상한 규모로 알려졌다.

이창헌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12월 14일 금 거래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것"이라며 "그즈음 거래가 가능하면 매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 생산 업체와 소통하면서 추후 거래가 성사될 경우 가능한 물량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입 검토 규모인 1톤 안팎은 2000억 원 상당이다.

다만 한은이 시스템 구축 완료일에 1톤을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이 팀장은 "어느 정도 매입 의지가 있는 편"이라면서도 "확정한 계획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3년 만에 실물 금 매입 추진…외환보유액 구성 다변화

매입이 이뤄지면 한은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실물 금을 사들이게 된다.

한은은 앞서 올해 2분기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 금에 대한 간접투자를 시작했다. 이어 실물 금 매입까지 이뤄지는 경우 투자 경로가 한층 다양해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국산 금 매입은 외화 대신 원화로 안전자산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은은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고 외환보유액 구성을 다변화하려는 취지에서 지난달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마지막 매입 이후로 한은의 실물 금 보유량은 104.4톤 수준을 유지했다. 장부 가격 기준 47억 9000만 달러로 8월 말 전체 외환보유액의 1.1%를 차지했으며 시가 기준으로는 약 148억 8000만 달러로 3.4%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 교란 피하고자 협의매매…전용 분리보관계좌 신설

앞서 한은은 LS MnM·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과 국산 금 거래 관련 협력 관계를 맺었다. 생산 업체가 수출할 금의 거래 가능 물량과 희망 시기를 제시하면 한은이 운용 계획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한은의 금 매입을 지원하기 위해 KRX금시장 운영 규정과 시행세칙 등의 개정을 예고했다. 관련 규정은 오는 12월 14일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은은 금지금공급사업자와의 협의대량매매를 통해 금을 매수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와 장중 호가를 경쟁하는 대신, 업체와 가격·수량 등을 미리 협의해 거래하게 된다.

외환보유액상 금의 보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은행 전용 분리보관계좌'도 신설한다. 한은이 사들인 금을 장내 경쟁매매나 협의대량매매로 다시 매도하는 것은 금지한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