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체납 1208억 덜어주고 호화 체납자는 추적…모범 체납관리단 시상식

8월 말까지 21.4만명 실태확인…2400명 돌봄·의료·주거 지원 연계
임광현 "확인한 것은 숫자 아닌 사람"…지방청 관리단 10월 8일 종료

임광현 국세청장과 국세 체납관리단이 지난 29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열린 모범 실태확인원 포상 및 체험수기 수상자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처음 도입된 국세 체납관리단이 8월 말까지 체납자 21만 4000명의 생활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이 가운데 생계형 체납자 7345명의 체납액 1208억 원에 대한 납부의무를 소멸시켰다. 실태확인 과정에서 고급 주거단지에 살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고의적 납부 기피자도 걸러냈다.

30일 국세청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29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모범 실태확인원 포상 및 체험수기 수상자 시상식'을 열고 모범 실태확인원 21명과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자 22명을 시상했다.

국세 체납관리단은 지난 3월 7개 지방국세청에 500명 규모로 출범했다. 실태확인원이 전화나 방문으로 체납자를 직접 만나 생활 여건과 납부 능력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체납자를 유형별로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체납관리단은 8월 말까지 21만 4000명에 대한 실태확인을 마쳤고,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 2400명을 돌봄·의료·주거 지원으로 연계했다. 생계형 체납자 7345명의 체납액 1208억 원은 납부의무가 소멸됐다. 폐업 후 재산이 없는 영세 개인사업자의 5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체납액을 심의를 거쳐 없애주는 제도다.

지난 9월 진행된 체험수기 공모전에는 실태확인원과 운영·동행 공무원 316명이 참여해 현장에서 만난 체납자들의 사연을 전했다.

한 실태확인팀은 80대 체납자가 유일한 소득원인 기초연금을 10년 넘게 불법 사채업자에게 빼앗겨 온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도시가스와 수도가 끊긴 채 지붕이 내려앉은 집에 홀로 살던 70대 체납자는 지자체와 민간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새 거처로 옮겼다. 부친과 식당을 운영하다 막대한 채무를 떠안은 30대 체납자에게는 주민센터를 통해 구직을 연계했다.

반면 월세·관리비만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급 주거단지에 살면서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체납자를 재산추적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범 실태확인원 수상자를 대표해 소감을 발표한 강미영 대구지방국세청 전화실태확인원은 "너무 오래 혼자 견디다 삶을 포기하고 싶어지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태확인원의 역할은 단순히 체납액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체납자를 사회와 다시 연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태확인원 경험을 살려 공공기관에 정규직으로 합격한 한 수상자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책으로 배울 수 없었던 경험을 체납관리단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7개 지방국세청 체납관리단은 오는 10월 8일 활동을 마친다. 이후에는 지난 7월부터 전국 133개 세무서에서 활동 중인 체납관리단 5500명이 현장 활동을 이어가고, 10월에는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 4000명이 추가로 배치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가가 국민을 먼저 찾아가는 체납관리단 활동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라며 "여러분이 확인한 것은 숫자가 아닌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