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쿠팡 집행정지 기각 다행…늦더라도 무너진 정의 다시 세울 것"

"경제적 약자·수십만 소상공인 권익에 손 들어줘…늦더라도 최선 다해야"
"조사 빠져나갈 구멍 없도록 규정 정비"…美 차별 주장엔 선 그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게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9일 법원이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데 대해 "경제적 약자들의 권익, 수십만 소상공인들의 권익으로 이뤄진 공익의 무게에 손을 들어준 것은 매우 다행"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 때문에 30일간 조사가 정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 재개도 시사했다. 주 위원장은 "늦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노력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공정위는 쿠팡이 입점업체에 불이익이 되는 거래를 강요한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해 19~24일 사이 현장조사에 나섰다. 쿠팡은 조사 7일 전 사전 통지가 없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조사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대규모유통업법이 제정된 15년 동안 7일 전 공지를 하지 않고 실효성 있는 조사를 해왔고 아무 문제 없이 법 집행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현장조사를 둘러싼 제도 정비도 예고했다. 그는 "절차도 좀 더 세밀하게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규정을 정비해 앞으로 교묘하게 공정위 조사를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도록 기존 규정들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 조사는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조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는 지금도 사전 동의를 얻어서 이뤄지는 조사"라며 "동의하지 않으면 조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경제 활동도 법 위반 행위가 없는지,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없는지 공정위가 감시해야 한다"며 "기업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상행위를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동일한 상행위를 할 수 있게 하면서 자료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공정위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주로 미국 하원에서 그런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미국의 메이저 언론사들은 이런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경쟁당국이나 이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 경쟁당국의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지난 수십 년간 법 집행이 공정하고 세계적인 경쟁 질서를 선도하는 역할도 해왔다는 신뢰가 많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과 관련해서는 플랫폼의 복합적인 법 위반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쿠팡, 네이버, 카카오, 배민 사건들을 보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표시광고 관련 문제, 끼워팔기 등 다양한 법 위반 행위들이 결합돼 있다"며 "이런 복합적 사건을 잘 다루려면 특화된 조직이 필요하고 빠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달앱 수수료가 입점업체 매출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는 지적에는 "제가 보기에 과도한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화가 아주 심하게 진행된 상황"이라며 "규제 당국이 경쟁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배달앱에 특화된 특별법이나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플랫폼 산업의 특징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