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추석 용돈도 증여세?…2000만원까지 공제, 주식 사면 달라진다
국세청 "통상적 명절 용돈은 비과세"…법에 '얼마까지' 일률 기준 없어
미성년자 직계존속 증여 10년간 2000만 원 공제…재산 취득에 쓰면 과세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추석을 맞아 자녀나 손주에게 건네는 명절 용돈은 얼마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까. 세법에 명절 용돈에 대한 일률적인 비과세 한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통상적인 수준의 용돈을 실제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면 증여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용돈 명목으로 큰돈을 주거나 받은 돈을 모아 주식·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한다면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성년자가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재산을 증여받을 경우 10년간 2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명절 용돈 자체의 비과세 한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용돈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를 넘어 증여로 판단될 경우 적용되는 공제 한도인 만큼, 금액뿐 아니라 용돈을 주고받은 경위와 실제 사용처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생활비와 교육비, 병원비, 축하금 등은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명절에 주고받는 용돈도 통상적인 수준에서 실제 용돈 등으로 소비됐다면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명절에 주고받는 통상적인 수준의 용돈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지만, 용돈 명목이라도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법에는 '명절 용돈은 얼마까지'라는 식의 일률적인 금액 기준이 없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나 용돈을 주고받은 경위, 돈의 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과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용돈의 범위를 넘어 증여로 판단되더라도 곧바로 세금이 붙는 것은 아니다. 증여자와 수증자의 관계에 따라 일정 금액을 증여재산에서 공제하기 때문이다.
10년간 합산한 증여재산공제 한도는 배우자가 6억 원으로 가장 크다.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증여받는 경우 성인은 5000만 원, 미성년자는 2000만 원까지 공제된다. 직계비속이 주는 경우에는 5000만 원, 그 밖의 4촌 이내 혈족이나 3촌 이내 인척에게 받는 경우에는 1000만 원까지다.
따라서 미성년 손주가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받은 돈은 부모 등 다른 직계존속에게 받은 증여재산과 합쳐 10년간 20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성년이라면 같은 기준으로 5000만 원이 적용된다.
액수뿐 아니라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중요하다. 사회통념상 용돈이나 교육비로 인정될 만한 돈이라도 이를 쓰지 않고 계좌에 계속 모아뒀다가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산을 사는 데 사용하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명절 용돈이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논란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2017년 김영주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재산 형성 과정과 관련해 명절마다 친척들에게 200만~300만 원가량의 세뱃돈을 받아 모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증여세 탈루 지적이 제기되자 청문회 당일 증여세 1454만 1830원을 납부했다.
부모가 자녀 명의 증권계좌를 대신 운용해 수익을 낸 경우에는 투자수익에도 증여세가 붙을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준 뒤 투자수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자녀 명의 계좌에서 계속적·반복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수익을 냈다면 부모의 기여로 자녀 재산 가치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돼 해당 수익이 추가 증여로 인정될 수 있어서다.
조부모가 자녀 세대를 건너뛰어 손자녀에게 직접 재산을 증여할 때는 '세대생략 할증과세'도 적용될 수 있다. 일반적인 증여세 산출세액에 30%가 가산되며, 미성년 손자녀가 20억 원을 초과해 증여받는 경우 할증률은 40%로 높아진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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