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 국감 시즌 시작…재경위, 대미투자·부동산·미래기금 쟁점

대미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 상업적 합리성 검증대…한미투자공사 첫 피감
비거주 1주택 종부세 추가 수정 공방…820조 예산 '긴축·확장 엇박자' 논란도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다음 달 초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등 경제 분야에서는 대규모 대미투자의 상업적 합리성, 비거주 1주택자 과세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개편, 162조 원대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한 재정 운용 기조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대미투자는 첫 투자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사업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영향 등이 검증대에 오르고, 부동산 세제는 거주 여부에 따른 1주택자 과세 차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 원대 예산안과 162조 원대 미래대응기금의 재정 운용 방식과 국회 통제 장치를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다음 달 6일 재정경제부를 시작으로 8일 기획예산처, 12일 한국은행, 13일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15일에는 국가데이터처·관세청·조달청, 20일에는 한국수출입은행·한국투자공사·한미전략투자공사 등 공공기관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미투자 1호 '상업적 합리성' 검증대…한미전략투자공사 첫 국감

우선 대미투자는 첫 투자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재경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른다. 정부는 지난 22일 재경위와 산중위에 대미투자 사업 추진계획을 비공개로 사전 보고했다. 보고의 중심은 추진 의사가 결정된 1호 사업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사업이었고, 2·3호로 거론되는 원전 프레임워크와 알래스카 LNG 개발 진행 상황도 포함됐다.

정부는 사업비 약 223억 달러로 책정된 텍사스 발전소의 20년간 예상 회수 금액을 430억~454억 달러로 보고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는 모두 추가 검증을 예고했다. 재경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상업적 합리성이 있느냐 하는 논쟁을 여야 상관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상업적 합리성은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이 정한 투자 원칙이다. 법은 대미투자가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공급망 안정이나 국가안보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거쳐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투자는 최대 200억 달러 범위에서 집행하고, 외환시장 불안 우려가 있으면 투자 시점과 규모를 조정하도록 했다.

20일에는 대미투자 집행을 총괄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처음으로 피감기관 명단에 오른다. 공사는 지난 6월 법인 설립등기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으며, 정부 출자로 법정 자본금 2조 원 규모로 설립돼 최대 20년간 한시 운영된다.

기금 재원에는 정부 출연금과 함께 한국은행·외국환평형기금이 위탁하는 외화자산, 정부 보증 채권 발행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투자 집행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도 질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이종수 기자
혼선 빚은 부동산 세제…비거주 1주택 '차등 과세' 공방

부동산 세제개편도 핵심 쟁점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실거주 시 14억 원, 비거주 시 9억 원으로 차등 적용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0%로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세부담 상한비율도 기존 150%에서 200%로 올리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자 중과를 둘러싼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수정안을 마련했다.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수정안은 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를 당초 발표대로 14억 원으로 올리되, 비거주 1주택자를 9억 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은 철회하고 현행 12억 원을 유지하는 내용이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공제액 차이는 5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좁혀졌지만 차등 자체는 남았다. 이 과정에서 세제개편안을 만든 경제부총리와 부동산 정책을 맡은 국토교통부 장관, 이를 총괄한 대통령 정책실장이 잇따라 교체되기도 했다.

국감에서는 거주·비거주 차등 과세 체계와 추가 수정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정안으로 종부세 공제액 격차는 줄었지만,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달리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여당은 앞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종부세만큼은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를 구분하지 말아 달라고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도소득세 역시 정부안이 2029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적용하도록 해,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는 그대로다.

취학·직장 변경·질병·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의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달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얘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1 ⓒ 뉴스1 김기남 기자
820조 슈퍼예산·162조 미래기금…'긴축·확장 엇박자' 지적에 쌈짓돈 논란도

재정 기조를 둘러싼 공방도 예고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820조 9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727조 9000억 원)보다 93조 원(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려 연 3.0%로 끌어올렸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상황에서 한쪽은 돈줄을 죄고 다른 한쪽은 재정을 푸는 셈이어서, 물가를 자극해 고금리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했고, 추가 인상마저 시사하면서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야당은 이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820조 원 예산안을 두고 "휘발유를 뿌려 불을 끄겠다는 소리냐"며 확장재정과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금성 지출이 아니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공급 측 투자에 무게를 뒀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는 통화정책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한은 총재의 발언을 근거로 들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경제 성장으로 세입이 늘면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본예산보다 낮아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획예산처가 신설한 미래대응기금도 도마 위에 오른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162조 3000억 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사업비 45조 4000억 원, 국채 신규발행 축소 12조 5000억 원, 여유자금 104조 4000억 원으로 나눠 쓸 계획이다. 사업비는 청년(13조 3000억 원), 성장동력(14조 2000억 원), 지방(15조 3000억 원), 교육·인재(10조 1000억 원) 등 4대 분야에 투입된다.

쟁점은 국회 통제 장치다. 미래대응기금은 금융성 기금으로 분류돼 정부가 지출 계획을 30%까지 임의로 변경할 수 있고, 여유자금은 예측하지 못한 정책 수요가 생기면 추가경정예산 없이 기금 변경으로 대응하는 데 쓰인다.

여유자금 104조 4000억 원을 쌓는 동시에 국가채무가 106조 원 늘어나는 점을 두고 재정학계에서는 빚을 내 현금을 쌓는 '역마진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은 정부가 표심을 겨냥한 사업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기금 신설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장관은 "증대된 세수를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지 않기 위해 기금을 신설한다"며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때는 곧바로 국회에 통보하고, 성과 평가도 기존 일반기금 평가체계를 따르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