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비율 81%로 뚝, 금융취약성은↑…"반도체 호황에도 안심못해"
2분기 가계신용 25.9조 증가…소득 대비 부채비율 127.8%로↓
한은, AI 투자축소 등 대비 주문…"통화·거시정책 조화 필요"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2분기 약 81%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제 규모가 빠르게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가계 빚 자체는 늘고 수도권 집값도 올라가 금융취약성은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인공지능(AI) 투자 축소 등 경제 여건 변화에 대비해 부채 관리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88.1%에서 올해 1분기 말 85.3%로 하락했다. 2분기 말에는 성장세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약 81%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와 기업의 빚을 합친 민간신용의 GDP 대비 비율도 지난해 말 198.0%에서 올해 1분기 말 191.8%로 낮아졌다. 기업신용 비율은 같은 기간 109.9%에서 106.5%로 하락했다.
가계의 소득 대비 부담도 줄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분기 134.1%에서 2분기 127.8%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처분가능소득이 전분기보다 6.4% 늘어 가계신용 증가율(1.3%)을 웃돈 결과다.
다만 빚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 8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주택관련대출은 12조 2000억 원, 기타대출은 12조 8000억 원 늘어 두 항목 모두 증가 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민간신용 비율 하락이 반도체 수출 급증 등에 따른 경제성장에 주로 기인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AI 관련 투자 축소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디레버리징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제 규모에 비해 빚을 줄이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분기 말 46.5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장기 평균(2008년 1분기~2026년 2분기)과 같은 수준이다.
가계신용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7월 19.3에서 8월 19.5로 소폭 올라 '주의' 단계(12~24)를 이어갔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양호한 충격 대응력과 대외지급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가 이어지고 가계대출 증가 압력도 높아질 수 있어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높은 성장세의 혜택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한은은 "부문별로는 소득 개선 정도가 차별화되고 있어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취약부문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와 주요국 장기금리 움직임,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경계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이 확대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조화롭게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통화정책도 물가·성장과 함께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위험을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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