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자영업자 5명 중 4명은 또 연체…금리인상 충격, 15개월 뒤 최대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2.71%…신규 연체 늘고 정상화도 더뎌
취약가계·중소기업은 약 9개월 뒤 최대 반응…선별 지원 필요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 5명 중 4명은 다음 분기에도 연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약 자영업자가 새로 연체에 빠지는 비율도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연체율 반응이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나타나며, 취약가계와 중소기업에는 충격이 반년 더 일찍 찾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지속률은 80.9%로 지난해 말(78.4%)보다 2.5%포인트(p) 상승했다. 1분기에 연체한 자영업자의 80.9%가 2분기에도 연체 상태였다는 의미다.
자영업자 대출은 2분기 말 1098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차주 321만 2000명의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 4200만 원이었다. 전체 연체율은 같은 기간 1.86%에서 1.99%로 올라 장기평균(1.60%)을 웃돌았다.
특히 여러 곳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자인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71%에 달했다. 이들의 연체지속률도 82.3%로 비취약차주(78.0%)보다 높았다.
새로 연체에 빠지는 흐름도 나타났다. 전분기에는 연체하지 않았지만 이번 분기에 연체한 비율인 연체진입률은 취약차주가 지난해 말 3.17%에서 올해 2분기 3.60%로 상승했다. 비취약차주는 0.72%에서 0.60%로 낮아졌다.
한은은 "취약차주는 상환여건 악화시 연체 전환 가능성이 높고 연체 발생 후 정상화에도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취약차주가 늘어나는 등 질적인 취약성은 쌓이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금리 인상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상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의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약 5개월, 은행 연체율은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부문에는 충격이 더 빨리 닿았다.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기준금리 인상 후 9개월 전후에 가장 크게 반응했다. 한은은 "보유 금융자산·소득 등 완충여력이 부족한 가계와 기업은 이자비용 증가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은은 경기 개선세와 금융기관의 양호한 충격 대응력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 부담은 대체로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영업자 연체율도 "경제 성장세의 내수 확산과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이 연체위험을 완화하면서 연체율 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연체 장기화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채무조정과 사업정리·취업·재창업 지원을 주문했다. 다만 지원이 상환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부실을 뒤로 미루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회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상을 선별하고, 부실채권 정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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