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원청 집행정지 신청 또 기각…중흥토건에 "교섭 공고하라"
法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우려, 긴급한 필요 인정 어려워"
중흥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형해화" 등 이유 집행정지 신청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법원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원회 결정에 대해 이틀 연속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원청에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는 노동위 결정의 효력이 본안 판결 전까지 유지되는 사례가 잇따른 것이다.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전날(17일) 중흥토건이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재심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전날 서울행정법원 제3부(부장판사 호성호)가 극동건설의 같은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사건은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지난 3월 12일 중흥토건에 산업안전과 임금·단가, 작업환경 등에 관한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중흥토건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 6월 4일 중흥토건이 산업안전 및 작업환경과 관련해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흥토건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이를 시정하도록 결정했다.
중흥토건은 재심결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본안 판결 전까지 재심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중흥토건 측은 단체교섭 절차에 편입되면서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단체협약 체결에 따라 노사관계가 되돌리기 어려운 형태로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하청 노동조합의 연쇄적인 교섭요구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할 수 있고, 교섭을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형사처벌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중흥토건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재심결정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을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집행정지 기각이 법원이 중흥토건의 원청 사용자성을 최종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흥토건이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등 중노위 판단의 적법성은 향후 소송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앞서 극동건설 사건에서도 법원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가 그 자체로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 체결 의무를 새롭게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며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 역시 교섭요구 사실 공고 단계에서 발생하는 법적 효과와 집행정지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의 계약 외 사용자성을 둘러싼 노동위원회 결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관련 행정소송의 본안 판단에 앞서 법원이 노동위원회의 시정결정 효력을 유지하는 사례가 연이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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