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8일 발표 불발…'알래스카 LNG·원전 지분·투자한도' 막판 진통

17일 예정된 국회 보고 연기…18일 MOU 체결·1호 사업 발표 순연 전망
한미, 사업 참여 조건·투자 위험 분담 등 세부 내용 막판 조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유럽·G7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6.19 ⓒ 뉴스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한미 양국이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세부 내용을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당초 18일 예정됐던 투자 관련 발표가 미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17일 예정했던 국회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투자 등의 참여 조건과 함께, 2000억 달러 투자 한도와 사업별 위험 분담 방식 등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국회 보고를 거쳐 18일 한미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호 사업을 발표하는 일정이 추진됐던 만큼, 이번 일정 변경으로 최종 합의와 발표 시점도 순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국회 보고 연기…18일 MOU도 순연 전망

16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예정했던 대미 투자 관련 세부 협상 내용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애초 정부는 국회 보고를 거쳐 18일 한미 간 대미 투자 관련 MOU를 체결하고 1호 사업을 발표하는 일정을 추진해 왔다.

국회 보고가 미뤄지면서 18일 예정됐던 MOU 체결 역시 순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한미가 투자 대상 사업과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국회 보고 연기 요청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애초 대미 투자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던 만큼 이번 일정 변경은 한미 간 최종 합의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사업의 규모를 확정하는 것뿐 아니라 각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어느 쪽이 부담할지까지 조율해야 하는 만큼 협상 막판 변수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보고 시점으로 22일이 거론되고 있지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재경위 관계자는 "향후 보고 일정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했다.

알래스카 LNG·웨스팅하우스…사업 참여 조건 등 쟁점

현재 한미 간 대미 전략투자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는 알래스카 LNG와 웨스팅하우스 투자 등이 거론된다. 단순히 사업에 참여할지 여부를 넘어 투자 규모와 지분, 의결권, 사업 수익성, 손실 발생 시 위험을 누가 부담할지 등 구체적인 참여 조건이 핵심으로 꼽힌다.

알래스카 LNG는 미국 측이 한국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업이다. 약 1300㎞의 가스관과 LNG 액화·수출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투자비와 건설비, LNG 도입 가격, 장기 수요처 확보 등이 사업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확정한 것은 아니며, 상업적 합리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도 알래스카 사업을 대미 투자 후속 협의 대상에 포함하되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사업성을 추가로 검토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 투자 역시 투자 조건과 경영 참여 범위를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이가 변수다. 한국 측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일정 수준의 지분과 의결권을 확보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협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15%'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측은 한국의 투자는 받아들이되 경영 참여 범위는 제한하는 방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원전 투자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런 개별 사업의 참여 여부와 함께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 위험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도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당초 한미 간에는 전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를 여러 사업에 나눠 집행하면서 사업별 손익을 통합 관리하는 안전장치를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을 두는 구조가 제시됐다. 1호·2호·3호 등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상위 SPV에서 통합 관리해,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한국 측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이른바 '리스크 풀링' 구조다.

이는 지난해 한미 간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합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요구로 포함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 측이 이 같은 구조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사실이 지난 9일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도 이를 사실상 받아들이면서 대형 원전 건설이나 알래스카 가스관 건설 등 사업성이 불투명한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개별 사업의 손실 위험을 한국 측이 직접 부담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후에도 전체 투자에 대한 리스크 풀링 원칙은 유지 중이라는 정반대 보도가 나오면서 최종 합의에서 손실 위험을 어떤 방식으로 분산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알래스카 LNG와 웨스팅하우스 등 개별 사업의 투자 조건뿐 아니라 2000억 달러 전체 투자에 대한 위험 분담 구조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통상당국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접점 모색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국익 관점에서 협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