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정부, 시장실패 사후보완 아닌 전략적 투자자·초기 수요자 돼야"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위험 함께 부담해야"
"향후 20년 준비 따라 도약하거나 활력 잃을 수도"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6일 "정부는 시장 실패를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데 머무르는 대신 미래를 여는 전략적 투자자이자 초기 수요자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전략적 선택과 투자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함께 부담하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의 시장을 열어 민간의 혁신과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2045 중장기 국가발전전략과 다음 세대와의 동행' 공동세미나에서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도, 지금의 성취를 정점으로 활력을 잃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기획예산처와 국민경제자문회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 대한민국이 직면할 변화와 기회를 전망하고, 경제·사회·과학기술 분야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장관은 인공지능(AI)과 기후·에너지 전환, 인구구조 변화, 공급망 및 국제질서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대한민국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의 성공이 앞으로의 성공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어디에 서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함께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2045년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모습으로 △혁신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대한민국 △혁신이 국민의 삶을 향하는 대한민국 △세계가 신뢰하고 함께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AI와 에너지, 양자, 첨단바이오,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략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의 씨앗이자 경제·안보의 핵심 자산이 될 7대 SEED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가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대한민국이 AI 시대를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 앞서가는 나라가 되도록 혁신을 이끌 핵심 인재를 키우고, 새로운 기술의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와 병목도 과감하게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AI 전환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과 에너지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력 수요 대응과 기후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의 성과가 국민의 삶과 다음 세대의 기회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혁신은 과감해야 한다. 그러나 혁신이 공동체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며 "기술혁신의 과실이 일부에만 집중되고, 다음 세대가 자신의 일자리와 소득, 주거와 자산을 끊임없이 불안해하는 사회라면 기술의 발전만으로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노력하고 도전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동시에 삶의 어느 순간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주거와 건강, 의료와 교육 등 기본적인 삶이 흔들리지 않는 사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과 노동,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 수도권과 지방이 변화의 비용과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주문했다. 박 장관은 "과감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그 혁신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국민의 신뢰와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국제질서 재편에 대응해서는 핵심 산업과 기술을 지키고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는 한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유연하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국제규범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문화와 가치로 세계의 신뢰를 얻는 '글로벌 선도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역할로는 △선제적 투자 △과감한 구조개혁 △담대한 미래설계를 제시했다.
박 장관은 AI와 첨단기술, 인재와 교육, 기후·에너지 전환 등 미래의 기회를 앞당길 분야에 국가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구와 산업구조가 바뀌는데 과거의 제도와 재정구조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며 "변화를 가로막는 낡은 제도는 과감히 바꾸고, 한정된 재원은 미래에 더 필요한 곳으로 재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전략이 단순히 미래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 행정부와 입법부, 시민사회,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장기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처와 기관의 칸막이를 넘어 국가적 과제를 중심으로 협업하고,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 및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정부의 역량과 민첩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2045 국가발전전략은 곧 다음 세대의 삶에 대한 청사진"이라며 "정부도 답을 미리 정해놓기보다 더 폭넓게 듣고, 더 치열하게 토론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이번 세미나에서 수렴한 의견을 향후 2045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thisriv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