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비율, 약 11년 만에 80% 밑돌 듯…2분기 81% 수준(종합)
금통위, 연말 큰 폭 하락 전망…2030년 목표 4년 앞서 달성 기대
명목GDP 증가세 따라 3분기 달성 가능…체감 상환 부담과 괴리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안으로 80%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2분기 말 비율이 81% 수준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목표 수준 하회와 연말 큰 폭 하락을 예상하는 발언이 나왔다.
연말 70%대 진입 시 2016년 1분기 이후 10년 9개월 만의 일이 된다. 정부가 2030년까지 제시한 감축 목표를 4년 앞서 달성하는 셈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비율 감축 목표를 둔 것은 과도한 부채가 소비와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 수준은 통상 GDP 대비 80~85%로 추정되며, 정부 목표치 80%는 이 구간 하단에 해당한다.
다만 분모인 명목 GDP가 급증했을 뿐, 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은이 전날 공개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명목 GDP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목표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명목 GDP 성장률이 유달리 높아지면서 올해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 폭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위원이 목표 하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발언을 종합하면 연말로 갈수록 부채비율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한은과 국제결제은행(BIS) 통계를 토대로 계산하면 2분기 말 가계부채 비율은 약 81.3%로 추정된다.
BIS의 1분기 가계·비영리단체 부채에 한은이 집계한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 1.3%를 적용하고, 최근 4개 분기 명목 GDP 합계로 나눈 값이다. 부채 범위가 다른 두 지표 증가율을 동일하게 가정한 추정치다.
BIS 공식 통계상 올해 1분기 가계부채 비율은 85.1%로, 지난해 말 88.1% 대비 3.0%포인트(p) 크게 하락했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6년 1분기 79.3%에서 같은 해 2분기 80.2%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80%를 상회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기 초저금리 등에 따른 대출 급증으로 2021년 3분기에는 99.1%까지 치솟았다. 불과 5년 반 사이에 약 20%p 급등한 것이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2022년 말에도 97.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말 93.0%, 2024년 말 89.6%로 내려오면서 감축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비율 하락은 가계 빚 감소가 아니라 나라 경제 규모가 빠르게 커진 결과다. 2분기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6% 증가했지만, 2분기 명목 GDP는 잠정치 기준 같은 기간 26.4% 급증했다.
80% 하회 시점은 하반기 명목 GDP와 부채 증가 속도에 달렸다. 경제 성장과 교역조건 개선,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달 전망에서 3·4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각각 0.3%, 0.5% 성장할 것으로 봤다. 다만 가계부채 비율의 분모는 가격 변화까지 반영한 명목 GDP여서 실질 성장 전망만으로 하회 시점을 계산할 순 없다.
2분기 추정 부채 2404조 9000억 원이 3분기에도 1.3% 늘어난다고 가정한다면, 최근 4개 분기 명목 GDP의 합계가 3분기 약 3045조 원을 넘길 때 비율은 80% 아래로 내려간다. 2분기 기준 2958조 6000억 원보다 약 2.9% 증가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 3분기에도 10년 6개월 만의 70%대 진입이 가능하다. 만약 4분기에 80%를 밑돌면 10년 9개월 만이다.
다만 비율 개선이 가계 부담 완화를 뜻하진 않는다. 앞서 가계부채 비율의 80% 하회를 예상한 금통위원은 "가계의 상환 부담은 명목 GDP가 아닌 항상소득(permanent income)이 결정한다"며 "지표 흐름과 실제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 간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상소득은 가계가 장기간 안정되게 벌 것으로 기대하는 소득을 의미한다. 실제 2분기 국민계정의 총영업잉여는 전 분기보다 18.5% 늘었지만, 임금·급여 등을 포함한 피용자보수는 1.9% 개선에 그쳤다.
한은의 7·8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도 가계 원리금 상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 추정 상 대출금리가 0.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6조 5000억 원 늘어난다.
한은 실무부서는 "최근 성장세가 기업소득에 주로 기인한 만큼 부채비율 하락이 실물경제의 제약을 완화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다면 가계부채 비율은 반등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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