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올리고도 '추가 인상' 시사한 금통위 "물가 압력 지속"

8월 금통위 의사록…"연속 금리 인상, 대다수 감내할 수준"
물가·집값 선제 대응 강조…"양극화 고려해야" 동결 견해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개회 장면 2026.8.27 ⓒ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로 올리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내수로 번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금리 동결을 주장한 황건일 위원은 양극화와 취약 부문의 부담을 고려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기조적인지 더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달 27일 금통위 의사록에는 이 같은 내용의 위원별 의견이 담겼다.

당시 금통위는 황 위원을 제외한 6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2.75%에서 0.25%포인트(p) 인상했다. 7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이었다.

"근원물가 2% 중반 웃돌아"…추가 인상 시기·폭 논의 예고

한 위원은 "수요 압력이 누적되면서 근원물가는 2% 중반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 확산을 차단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명목 성장률의 큰 폭 확대가 경제 전반의 수요 압력을 추가로 높이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장기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와 수출 호조가 내수·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근원물가와 같은 기조적 물가 움직임과 경기 개선 흐름, 가계부채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시점과 인상 폭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도 인상 근거로 언급됐다. 한 위원은 "주택 시장은 가격 상승 모멘텀이 여전한 가운데 소득 증대에 따라 확대된 가계 자금의 유입 가능성 등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지난달에 이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 주체 대다수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일부 취약 계층의 부담과 이에 따른 잠재 리스크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건일 위원 "4분기부터 물가 둔화"…인상론도 취약층 부담 경계

동결 소수의견을 낸 황 위원은 "물가는 당분간 목표치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보이겠으나, 4분기부터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원화의 상당 폭 절상에 따라 고환율 대응을 위한 제약적 통화정책 필요성은 완화됐다"며 높은 시장금리와 주가 조정으로 금융 여건의 완화도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극화 심화 및 취약 부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수요 측 압력에 의한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일지 여부를 좀 더 확인하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상에 찬성한 위원 중에서도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위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되 "아직 경기 개선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경제 주체들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인상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재정 여력을 활용해 선별 지원함으로써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