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보유한 과천 집, 실거주는 4개월…이형일 "송구"(종합2보)
세제개편 취지전달 부족 인정…미래대응기금 쌈짓돈 반박
李 대통령 매도인 대출엔 "사인 간 계약…문제없어"
- 전민 기자, 임용우 기자, 이강 기자,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임용우 이강 심서현 기자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자신의 '비거주 1주택' 논란에 대해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어 송구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인정하는 비거주 예외 사유에는 본인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예외 인정 범위는 시행령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 세제개편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취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고,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쌈짓돈' 논란에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자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서 2009년 매입한 경기 과천 아파트를 17년째 보유하면서도 실거주 기간은 2012년과 2018년 각 2개월씩 총 4개월에 그친 점에 대해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청와대 근무 발령으로 서둘러 거처를 마련해야 했던 사정이 있었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른 곳에 주소를 옮긴 적이 없고, 그 집이 아니면 달리 거주할 곳이 없었다"며 "실거주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본인이 비거주 1주택자임을 인정하면서도 "비거주 자체로 투기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정부의 비거주 예외 인정 사유인 '부득이한 사유'와 재건축·재개발 공사 기간 거주 인정 조항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이 후보자는 "해당이 안 된다"고 인정했다.
부득이한 사유의 인정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국회에서 세법 개정 논의를 거쳐 구체적 사례를 보고 필요하면 시행령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면서도 "저는 절대 신청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재건축이 완료되면 실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의 취지가 국민과 시장에 충분히 전달되고 이해되고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저희가 좀 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제개편 자체보다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취지다.
비거주 주택의 예외 인정 기준을 둘러싼 지적도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비거주 예외 인정 기준이 '시군 경계'를 넘는 이주로 설정돼 있어 실제 생활권과 불일치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시군구 제도는 기존 세법에서 사용해온 기준"이라며 "합리적인 대안이 있으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직접 관여한 세제개편안이 수정된 점을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입법예고 기간 중 들어온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을 현행 고정금액인 공시가격 14억 원 대신 '상위 1~2%' 등 비율 기준으로 바꾸자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에는 "장단점이 있다"며 "한 번 더 고민해서 합리적인 의견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기인한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3% 성장이 가시화되고, 1인당 국민소득도 4만 달러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민생경제의 기본이자 양극화 해소의 출발점"으로 꼽으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고 농축산물·석유류 가격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첨단기술(7-SEED) 육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원화 국제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안도걸 의원의 질의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이 경상수지를 통해 유입되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는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타기팅해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재정을 통한 취약차주 보완을 강조했다.
대미 투자협상과 관련해서는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 한도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협의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한도 초과 우려에 선을 그었다.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비판에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같이 그렇게 가는 나라가 있다"며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이준석 의원의 질의에서 이 대통령의 자택 매도 관련 근저당 설정 논란에 대해 "개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내용"이라며 "법상 제한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방식의 '매도인 대출'을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지 묻는 질의에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경우에 따라 다름)"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과 다른 정책 판단이 필요할 때 소신 있게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지 묻자 이 후보자는 "소신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에 대해서는 강민국 의원의 질의에 "결과적으로 국민들께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상품 설계에 재경부가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날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쌈짓돈' 논란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쌈짓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이를 '소멸기금'이라고 비판하자 "단년도 회계연도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재경부가 주도하는 한국형 국부펀드 규모와 관련해 이종욱 의원은 당초 여유자금을 국부펀드로 운용하려던 방안이 기획예산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5000억 원 출자로 축소된 경위를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국부펀드 출자 규모는 기획예산처와 협의하면서 결정된 것"이라며 "초기에는 안정적인 출발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국부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에는 "초기에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계속 운용 성과를 보여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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