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제주행, '괸당'이 문제?…위성곤 "폐쇄성 많이 완화" [인터뷰]

"마사회·공항공사·에기평…말·공항·에너지 이전 명분 충분"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15일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뉴스1과 이야기나누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제주=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KETEP)과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를 제주 이전 유치 희망 공공기관으로 제시했다. 외지인의 제주 정착 과정에서 장벽으로 지적되는 '괸당(친·인척을 의미하는 제주어)문화'의 폐쇄성에 대해서는 "많이 완화돼 가고 있다"며 공직사회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개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위 지사는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외지 인력이 제주에 새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괸당문화로 대표되는 촘촘한 지역 관계망이 사생활 노출이나 익명성 부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며 "작은 사회는 어디든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에기평 유치에는 제주가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의 실증무대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위 지사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10년 뒤 겪게 될 모습을 제주가 먼저 실험하고 실증하고 있다"며 "분산에너지 실현 등을 보면 최적의 입지를 갖고 있어 관련 기관 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약 13%에 이르고 올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제주가 에너지산업에 투자한 열정과 재원을 보면 에기평은 제주에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가 국내 주요 공항을 잇는 항공교통의 중심이라는 점을 이전 명분으로 들었다.

위 지사는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을 관리하는 기관"이라며 "제주는 강릉·울릉·청주·무안·광주 등 여러 공항과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제주가 지난 10년간 공항 인프라 문제를 둘러싸고 논의를 이어온 점도 거론했다. 그는 "제주가 지난 10년 동안 공항 문제로 가슴앓이를 해왔다"며 "이런 문제를 보면 한국공항공사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에 대해서는 제주가 국내 말 산업의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 지사는 "제주는 말의 고향이고 고려시대부터 군사용·산업용 말을 공급하던 곳"이라며 "대한민국 말의 50%가 제주에 있고 경마장에서 운영하는 경주마의 90%를 제주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마사회가 제주로 오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위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면서 외지인이 제주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괸당문화에 대해 "과거 섬의 폐쇄성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교류가 확대되면서 많이 완화돼 가고 있다고 본다"며 "공직사회에도 그런 폐쇄성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괸당문화가 제주사회를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비추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위 지사는 "괸당문화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주는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을 맞는 지역이고 제주도민들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