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AI 시대 '지역경제 재설계' 주문…"보완적 혁신 이뤄야"

대전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AI 인프라, 지역경제 연계돼야"
AI 시대 관건은 '교육훈련'…데이터센터도 지역 맞춤형 전략 필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인공지능(AI)을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면 근로자 역량과 일하는 방식, 지역산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보완적 혁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AI 확산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지형'을 주제로 열린 '2026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생산성 향상 '보완적 혁신' 필수"…산업혁명 초기와 같아

신 총재는 "AI 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와 조직, 제도 측면에서 '보완적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그램 이식뿐 아니라 "근로자가 새 역량을 갖추고, 기업의 업무수행 방식이 바뀌며, AI 인프라가 지역의 산업과 시장에 연계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도입의 성패는 속도보다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역경제를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달렸다는 취지다.

신 총재는 19세기 말 공장 동력원이 증기기관에서 전기로 바뀐 뒤에도 생산성 향상이 더뎠던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증기기관에 맞춘 공장 구조를 전기 동력원에 맞게 근본적으로 재설계한 뒤에야 생산성 향상 효과가 본격화했다.

이어 이날 발표될 연구 내용을 설명하면서 AI 기술은 도입 자체보다 '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 투자'가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라고 짚었다.

신 총재는 "막연한 기대나 두려움을 넘어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 확산, 청년 고용에 불리…비수도권 인력·투자 늘려야

엄상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30대 인력 비중이 크거나 1인당 교육훈련비 지출이 많은 기업에서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반면 50세 이상 인력 비중이 큰 기업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기업은 수도권보다 고령 인력이 많았고 교육훈련 투자가 적어 AI 전환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평가됐다. 다만 교육훈련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는 비수도권에서 더 크게 나타나 중·고령 인력에 대한 재교육 필요성이 제기됐다.

엄 교수는 AI 도입이 전체 고용 규모를 줄이지는 않지만, 29세 이하 청년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에 인력 재교육과 함께 청년층 일자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AI 확산이 지식서비스업의 수도권 집중과 비수도권 주력산업의 자동화를 통해 지역 간 노동시장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역 서비스업의 전문화와 제조업의 지식 서비스화를 추진하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역 거점대학의 AI 허브화 등을 제안했다.

데이터센터, 주변 임대료 올리면 '허사'…토지·건물 공급 중요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형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생산성과 노동 유입을 개선하고 공급망을 거쳐 다른 지역에도 성장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토지·건물 공급이 부족하면 임대료 상승으로 성장 효과가 일부 상쇄되며, 특정 지역으로 자원이 몰려 다른 지역의 생산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센터 규모뿐 아니라 기존 산업의 공급망과 노동시장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경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 교수는 위치 기반 AI 추천 서비스가 접근성 낮은 음식점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데 효과가 있지만,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동 비용과 품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방문을 가로막는 만큼 리뷰·사진·메뉴 등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소상공인의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 관리 역량을 높이는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