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12억 유지'…반발 여론에 한 달 만에 원복
세 부담 상한도 200→150%…여당 요구 반영해 정부안 수정
'14억 일괄 공제' 국회서 재논의…비거주 예외 네거티브 방식 검토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 원으로 낮추려던 방안을 철회하고 현행 12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주택분·토지분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당초 200%로 높이려던 방침을 접고 현행 150%를 유지한다.
잦은 이사와 전세가 보편화한 국내 주거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발이 확산한 데다, 여당에서도 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 차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여당에서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 기본공제를 모두 14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와 최종안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부안은 오는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되며, 이후 당정 협의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심사 과정에서 추가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최종 확정했다.
최종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12억 원으로 유지된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당초 계획대로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실거주 여부에 따른 기본공제 차이는 당초 개편안의 5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 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은 보호하되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 부담은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비거주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이사를 자주 하고, 보유 주택을 임대한 뒤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국내 현실을 단순한 실거주·비거주 구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선 이후 여당에서도 실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상 차등을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정부는 부처협의와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한 달 만에 비거주자 공제 축소 방침을 철회했다.
단독명의와 부부 공동명의 사이에 공제액 차이가 생기는 문제도 해소됐다. 당초 개편안대로라면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4억 원씩 총 8억 원만 공제받을 수 있었다. 최종안에서는 1인당 공제액을 6억 원으로 조정해 공동명의자도 단독명의자와 마찬가지로 총 12억 원을 공제받는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주택분과 토지분의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세 부담 상한까지 200%로 높이면 납세자의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다는 여당의 우려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고, 완벽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각 부처는 국민과 국회 지적, 그리고 대안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은 망설임 없이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도 일부 수정했다. ISA 계약기간과 납입한도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최종 정부안이 확정됐지만 비거주 1주택자 과세를 둘러싼 논의는 국회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안은 오는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되며 이후 당정 협의와 기재위 조세소위 심사를 거친다.
여당 내부에서는 실거주·비거주를 구분하지 않고 1주택자 기본공제를 모두 14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위원회 명의의 공지를 통해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에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 세 부담 우려가 과도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여러 보완 의견을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향후 당정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마련한 '실거주 14억 원·비거주 12억 원' 절충안도 '14억 원 일괄 공제'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당정은 국회 심사에 앞서 비거주 예외요건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방식을 이른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처럼 인정 가능한 사유를 하나씩 열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칙적으로 예외를 폭넓게 허용하고, 투기 목적 등 인정할 수 없는 경우만 별도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개인별로 다양한 비거주 사유를 정부가 사전에 빠짐없이 나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세제개편안에서 취학과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한 기간을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손주를 돌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사례 등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외요건 조정은 국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정부는 우선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시행령에 담을 구체적인 인정·배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예외는 가능한 한 확대하려 한다"며 "네거티브 방식으로 정의를 만들어 놓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방법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부와 국회의 의견 조율은 당정이나 기재위 조세소위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라며 "조세소위가 통상 11월에 열리는 만큼 그에 앞서 당정 협의에서 우선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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