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출산 공제 없애고 현금 준다…신혼부부 누구나 '100만원'
[2027 예산안] 17개 조세지출 1.9조 재정사업 전환…공제 사각 해소
혼인 100만원·출산 최대 2천만원…아동 1인 수혜액 3690만→4940만원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정부가 혼인·출산시 낼 세금에서 일정액을 깎아주던 세액공제를 없애고 현금성 지원금으로 전환한다. 납부할 세금이 적거나 아예 없어 공제를 온전히 받지 못했던 저소득층 등에도 같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이처럼 세금 감면 방식으로 지원하던 17개 조세지출 사업, 1조 9000억 원어치가 내년 재정 사업으로 바뀐다.
지분투자형 연구개발(R&D)과 공익신고장려기금도 도입해 재정 투자의 성과는 국민과 나누고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신고 보상은 강화할 예정이다.
1일 정부의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현행 혼인세액공제와 출산·입양세액공제는 재정 직접지원으로 전환된다.
현행 혼인세액공제는 현재 부부가 각각 최대 50만 원씩 받을 수 있다. 출산·입양세액공제는 첫째 3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이상 70만 원으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공제액이 산출세액보다 크면 차액을 돌려주지 않아 소득이 낮을수록 혜택을 온전히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근로소득이 없거나 낼 세금이 없는 사람은 아예 대상에서 배제된다.
남경철 기획예산처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근로소득이 없으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며 "이런 부분을 보편적인 재정 지원으로 바꾼 것이 혼인지원금과 출산지원금"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7년 이후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소득이나 납세액과 관계없이 생애 한 차례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금을 깎아주던 방식에서 혼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기준으로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는 출산지원금으로 통합한다. 2027년 7월 이후 출생아에게 1년간 네 차례에 걸쳐 기본구간 기준 첫째 1000만 원, 둘째 1200만 원, 셋째 이상 150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방우대구간은 각각 1500만 원, 1700만 원, 2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아동수당은 아동기본수당으로 확대한다. 기본구간은 월 20만 원, 지방우대구간은 월 30만 원을 지급한다. 0~1세 가정양육 아동은 각각 월 50만 원과 60만 원을 받는다.
내년 상반기 출생아에게는 과도기적으로 첫만남이용권을 첫째 200만 원에서 230만 원, 둘째 300만 원에서 350만 원, 셋째 이상 300만 원에서 370만 원으로 올려 출산·입양세액공제 폐지분을 보전할 계획이다. 기존 수급자는 현행 제도를 계속 적용받는다.
정부 비교표상 아동 한 명을 낳아 12세까지 키울 때 받는 생애 수혜액은 현행 수도권 기준 첫째 3690만 원, 둘째 3810만 원, 셋째 이상 3830만 원에서 개편 후 기본구간 기준 각각 4940만 원, 5140만 원, 5440만 원으로 늘어난다.
지방우대구간에서는 첫째 7000만 원, 둘째 7200만 원, 셋째 이상 7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기본·지방우대 구분은 수도권·비수도권과 일치하지 않으며, 행정안전부가 지방우대지수에 따른 대상 지역을 10월 말 공개할 예정이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기존 혼인세액공제나 출산·입양세액공제를 받던 분들도 혜택이 모두 늘어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17개 조세지출을 재정사업으로 돌리는 것은 지원 대상을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에서 '실제 정책 수요자'로 넓히겠다는 취지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세액공제·소득공제·세율 감면 등을 통해 걷을 세금을 포기하는 간접 지원에 해당한다. 재정 전환 후에는 감면을 없애 세입으로 거둔 뒤 예산에 반영해 현금이나 보조금으로 다시 지급하게 된다.
1조 9000억 원의 전환액이 지출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입·세출 양쪽에 드러나는 구조다.
재정 지원의 성과를 회수하는 장치도 도입한다. 기업 R&D 지원 방식을 기존 출연·보조에서 지분 출자로 바꿔 성과가 나면 정부도 이익을 공유하는 투자형 R&D를 신설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재투자로 연결하고 재정 투자의 결실이 국민에게 환류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주가조작과 담합 등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재원을 한데 관리하는 공익신고장려기금도 신설한다. 흩어져 있던 포상 재원을 기금화해 신고 보상을 확대하고 집행의 안정성을 높일 예정이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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