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최대 38.6조 재량지출 절감…교육교부금 55년만 손질·의무지출 69조↓
[2027 예산안] 전체 사업 10% 넘는 2100여개 폐지…R&D 6.2조·ODA 0.9조 감축
의무지출 69조 구조조정에도 중기 증가율 8.5%…저출생·고령화에 복지소요 늘어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8조 6000억 원의 재량지출을 절감하고 전체 재정사업의 10%가 넘는 2100여 개 사업을 폐지한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수입에 자동 연동되던 구조를 55년 만에 손질하고 구직급여도 지급 방식을 개편한다.
다만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로 중기 의무지출 증가율은 8.5%로 지난해 전망했던 6.3%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정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지출 38조 6000억 원을 줄였다. 올해 예산 편성 당시 26조 9000억 원을 구조조정한 데서 절감 규모가 11조 7000억 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가 설정한 재량지출 15% 감축 목표도 달성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산안 브리핑에서 "소중한 국민의 세금이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투자될 수 있도록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며 "불요불급한 사업은 과감히 감축·폐지하고 핵심 국정과제에 재투자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은 소규모·관행적 경상비부터 저성과·유사·중복 사업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사업비에서는 기술 변화 등을 반영해 연구개발(R&D) 사업에서 6조 2000억 원을 줄이고 농·어업 정책자금 통폐합과 재생에너지 융자의 이차보전 전환 등으로 3조 8000억 원을 절감했다. 저성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9000억 원을 구조조정한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폐지해 2000억 원을 줄이고 일반 직무훈련도 축소해 3000억 원을 절감한다. 전 부처 정보화 사업을 전수조사해 사용이 저조한 시스템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517억 원도 아낀다.
온라인 홍보 전환과 행사 축소로 1000억 원, 회의·교육 비대면 전환과 관행적 정책연구·유지보수비 감축 등을 통해 5000억 원의 경상비도 줄인다.
정부는 재량지출뿐 아니라 그동안 손대기 어려웠던 의무지출에도 구조조정을 적용해 기존 제도와 비교해 69조 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이다.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을 넘어서는 추가 세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기존처럼 교부세·교부금에 자동으로 연동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한다. 이를 통해 지방교부세에서 30조 5000억 원, 교육교부금에서 32조 5000억 원을 조정한다.
특히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수입에 연동하는 산정 방식을 55년 만에 개편한다. 앞으로 전년도 교육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을 반영하고, 여기에 최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추가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한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더라도 감소율 전부를 교부금에 반영하지 않고 35%만 반영하는 구조다.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교육교부금에서 인건비가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부금을 그 이하로 감액할 경우 기본적으로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감안해 35% 정도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교직원과 교사뿐 아니라 학교에서 근무하는 일반 행정직원까지 포함해 내실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교육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직급여 지급 방식도 바꾼다. 현재 주 7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구직급여에서 무급휴일을 제외해 지급일을 6일로 줄이고, 조기재취업수당 지급 대상 범위도 조정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구직급여 등에서 1조 4000억 원가량을 절감하고 절감 재원을 모성보호 등 저출생 대응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구조조정에도 의무지출 자체의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의무지출은 연평균 8.5% 증가해 지난해 중기계획에서 전망한 6.3%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박창환 기획처 예산총괄심의관은 "결국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기인한다"며 "그에 따른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같은 소요가 늘어나고 있고 사회복지제도가 정착되면서 두텁게 지원하는 여러 제도가 있기 때문에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심의관은 "2022년을 기점으로 의무지출과 재량지출 비율이 52대 48 정도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해 "강력한 지출구조조정을 하고 55년 만에 정말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개편안을 마련했고, 의무지출도 본격적으로 구조적으로 손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핵심적으로는 경제성장과 재정건전화라는 양대 축을 동시에 추구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상징적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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