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추가세수로 '162조 미래대응기금' 신설…45조 미래투자·104조 비축

[2027 예산안]청년·AI·지방·교육에 45.4조 투입…미래 성장동력 집중 육성
12.5조는 국채 발행 축소…104.4조 비축해 세수 결손·돌발 재정수요 대응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기획예산처 현판. (기획예산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등을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청년·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동시에 상당 부분을 비축해 세수 결손이나 돌발적인 재정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기금 가운데 45조 4000억 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청년 취업·주거·자산 형성 지원을 비롯해 프론티어급 AI 개발, 전략기술 육성, 지방 성장, 첨단인재 양성 등에 집중 투자한다.

또 12조 5000억 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104조 4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비축한다. 세수 결손이 발생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가 생길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연도별 세수 변동에 따른 재정 지출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추가 세수를 일회성 지출에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 투자와 재정 안정에 함께 활용해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장기 재정운용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청년 취업·주거부터 AI까지…4대 분야에 45.4조 투자

기획예산처는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7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은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에 투자하면서 세수가 부족할 때 꺼내 쓸 재원을 비축하는 기금이다.

세수 증감에 따라 지출이 급격히 늘거나 줄어드는 문제를 완화하고 청년과 신산업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미래대응기금은 대규모 세수를 생산적 지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라고 설명했다.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사업계정에는 총 52조 9000억 원을 배정한다.

이 가운데 지방계정의 5조 원과 교육·인재계정의 2조 5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남겨 실제 사업비는 45조 4000억 원이다.

투자 대상은 자본축적(N)·과감한 투자(E)·탄력적 집행(X)·시급성(T)이라는 'NEXT' 원칙에 따라 선정했다.

청년계정에는 13조 3000억 원을 배정해 일자리·창업부터 주거, 자산 형성, 혼인·출산까지 지원한다. 청년첫취업지원에 4000억 원,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에 1조 4000억 원을 새로 편성하고 청년미래적금에 1조 7000억 원을 투입한다.

혼인·출산·양육 3종 패키지 예산은 올해 2조 9000억 원에서 내년 3조 8000억 원으로 늘린다.

성장동력계정은 14조 2000억 원 규모로 AI와 전략기술 육성에 집중한다.

프론티어급 AI 개발에 4조 7000억 원을 신규 투입하고 자율주행실증도시 예산은 10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한국전력 출자에 5000억 원, 서남권 반도체산업단지 용수 공급에 1000억 원도 새로 반영한다.

지방계정에는 15조 3000억 원을 배정한다.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 5000억 원과 국민생활편의 복합센터 1조 5000억 원을 새로 편성하고, 전남·광주 통합지원금으로 일반지원 2조 8500억 원과 사무이관 지원 6500억 원을 투입한다. 농업 AI 전환 실증과 농·수산물 유통 개선도 지원한다.

교육·인재계정은 10조 1000억 원 규모로 첨단인재 양성과 교육 기회 확대에 활용한다.

미래인재성장자금에 7000억 원, 지방국립대 전액장학금에 2000억 원, 인턴학기제에 5000억 원을 새로 편성한다. 4대 과학기술원과 이공계 장학금, AI중심대학 지원도 확대한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추가세수·교부금 개편분 적립…104.4조로 재정 보강

기금의 주요 재원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 세수다.

지난해 내국세 결산액에 2015~2025년 연평균 증가율인 6.2%를 2년간 적용해 내년 추세치를 산출하고, 이를 초과하는 세입예산을 기금에 적립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개편으로 마련한 재원 중 추가 세수 적립분과 중복되지 않는 금액은 교육·인재계정에 별도로 넣는다.

사업 투자와 별도로 총괄계정에는 109조 4000억 원을 배정한다.

12조 5000억 원은 국채 신규발행 축소에 활용하고, 96조 9000억 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지방계정과 교육·인재계정의 여유자금 7조 5000억 원을 합치면 비축 재원은 104조 4000억 원이다.

이달 세입 재추계에서 올해 내국세 수입 증가분이 확인되면 기금에 추가 적립한다. 정부는 기금법 제정 후 여유자금을 맡길 전담 운용기관을 선정하고, 운용수익도 기금에 다시 쌓을 계획이다.

세수 결손이나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에는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대응한다.

정부는 주요항목별 지출금액에 원칙적으로 30%의 자체 변경 기준을 적용하되, 일반회계의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전출금은 이 제한의 예외로 두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세수결손 보전 전출은 국회에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제출하지 않고 조정할 수 있으며, 변경 내역은 지체 없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단년도 예산주의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라며 "기금에 어느 정도 여유자금을 넣어 급변하는 여건 변화에 충당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