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지·농안·FTA기금 하나로 묶는다…'농업발전기금' 신설

[2027 예산]다른 회계로 재원 충당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
농식품부 "여유 재원, 새로운 과제에 탄력적으로 배분" 기대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분야 주요 기금의 재정 악화와 기금 간 칸막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지관리기금·농산물가격안정기금·자유무역협정(FTA)기금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통합 기금에는 농특회계 전입 근거를 새로 마련해 기존 기금의 자체 재원에 의존하던 구조를 바꾸고, 통합 시점에 기존 누적 채무를 모두 정리한다. 통합 기금의 명칭은 '(가칭)농업발전기금'이 검토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농식품부 주요 기금 통합 추진계획안(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농식품부가 운용하는 기금은 농안기금, 농지기금, FTA기금, 축발기금, 직불기금, 재보험기금, 양곡증권정리기금 등 7개다. 이중 농지·농안·FTA기금은 일정 수준의 자체 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농업인을 폭넓게 지원하는 사업성 기금이라는 점에서 통합 대상으로 선정됐다. 목적이나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거나 통합 실익이 없는 나머지 기금은 현행 체계를 유지한다.

핵심은 재원 조달…다른 회계로부터 재원 충당 법적 근거 마련

핵심 변화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기존에는 농지보전부담금, TRQ 수입자 부담금 등 법정 납입금과 융자금 원리금, 기금운용 수익금, 재산 매각대금·임대료 등이 주요 재원이었다. 앞으로는 여기에 농특회계 전입금 등 다른 회계로부터 재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새로 마련한다. 특정 부담금 수입에 의존했던 재정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정 부담도 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지·농안·축발·FTA기금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잔액은 지난 8월 기준 3조1000억 원 수준이며, 연간 이자 부담만 약 1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자체 재원보다 지출이 커지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기금 재정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통합 시점에 과거 누적 채무를 전부 정리하고, 2027년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결손도 농특회계 여유자금을 전입해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는 융자금 회수 등 사업 관리를 강화해 추가적인 결손 발생을 최소화한다.

통합기금 운영 주체는 '농식품부'…자금 관리는 농어촌공사 등 위탁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통합 기금은 농식품부가 직접 운영하되, 자금 관리는 농어촌공사·aT·국립종자원 등 소속기관과 공공기관에 위탁한다. 계획 수립과 자금 운용, 회계·결산 등 핵심 기능은 농식품부가 맡고 수입·지출, 채권·채무 관리와 자금 지급·회수 등은 위탁기관이 담당한다.

기금도 기존처럼 사업별로 쪼개지 않고 단일계정으로 운영한다. 다만 기금 통합으로 기존 농지·농산물 가격안정·FTA 관련 고유사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법률안에 별도 조문을 마련할 예정이다.

농식품부가 기금 통합에 나선 배경에는 달라진 농업·농촌 정책 환경도 있다. 기존 기금들이 설치된 1960~2000년대와 달리 현재는 기후변화와 고령화, 인공지능 전환(AX) 등 새로운 정책 수요가 커졌지만, 기금별 칸막이 때문에 여유 재원을 새로운 과제에 탄력적으로 배분하기 어려웠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농어촌특별세 세입이 크게 늘어난 점도 통합 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농특세 누적 세입은 지난해 7월 4조6376억 원에서 올해 7월 12조9876억 원으로 8조3500억 원(180.1%)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계기로 기금의 부족 재원과 채무를 해소하고 재정 지속가능성과 운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통합이 이뤄지면 가격안정제와 농산물 수급 안정, 농지매입 등 기존 핵심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기후변화·고령화·AX 등 새로운 정책 수요에도 재원을 보다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 간 기금운용계획 변경 범위도 넓어져 연중 발생하는 긴급한 재정 수요에 대응할 여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