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예산 역대급 22.2조, 10.4%↑…가격안정제·기본소득·AI '3대 승부수'

[2027 예산]공익직불 3조원↑…농산물 가격안정제 91억 편성
농지·농안·FTA 3개 기금 통합, 재정 안정성 및 효율성 제고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5.03.26 ⓒ 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예산안이 전년보다 10.4% 늘어난 22조2215억 원으로 편성됐다.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정부가 농업·농촌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농촌의 균형성장과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 투입을 대폭 늘린 것이다. 특히 농산물 가격 하락 때 농가를 지원하는 가격안정제를 새로 도입하고,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등 농가 소득·경영 안전망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농식품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7년 예산안을 편성,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 20조1362억 원보다 2조853억 원 증가한 규모다. 증가율은 10.4%로 2002년 9.4%, 2020년 7.6% 등을 웃돈다.

여기에 농지관리·농산물가격안정·자유무역협정(FTA)·축산발전 등 4개 기금의 누적 채무 3조1000억 원을 상환하면 실질적인 재정 투입 규모는 25조3081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올해보다 25.7% 증가하는 셈이다.

농가 소득·경영 안전망 대폭 강화…농산물 가격안정제 91억 신규 투입

내년 새로 편성한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이다. 주요 농산물의 평균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떨어지면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가격 급락에 따른 농가의 경영 불안을 줄이기 위한 신규 사업이다. 내년 91억 원이 투입된다.

공익직불 예산도 처음으로 3조 원대를 넘어선다. 올해 2조9703억 원에서 3조615억 원으로 확대한다. 비진흥지역 밭의 직불금 단가를 논 수준으로 올려 논·밭 간 지급 격차를 없애고, 전략작물직불도 확대한다. 친환경농업직불 지원도 늘리고 산란계·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동물복지축산직불을 시범 도입한다.

이상기후와 가축질병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농업재해보험 지원을 확대하고 보험 적용이 어려운 작물을 위한 '농작물 준보험'을 새로 도입한다. 농업인 안전재해보험 보장 수준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수준으로 높인다. 구제역 방역을 위해 SAT1형 백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농장부터 거점 소독까지 방역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공동영농·스마트농업으로 농업 구조 혁신

고령화와 인력 부족에 대응해 농업의 규모화·효율화에도 속도를 낸다. 공동영농법인을 핵심 생산주체로 육성하고 시설·장비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저리 융자를 통해 농지 매입과 스마트농업 인프라 구축 등 규모화를 지원한다.

농산물 생산·수급 관리에도 드론과 위성 등을 활용한 농업관측을 확대한다. 배추·사과 등 주요 품목의 생육관리와 출하조절 지원을 늘려 기후변화에 따른 수급 불안을 줄일 계획이다.

유통 분야에서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 출자하는 프로젝트형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농산물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한다. 로봇·AI를 활용한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도 확대하고, 온라인도매시장 결제·정산과 물류 지원을 강화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을 방문해 농어촌 기본소득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후 송 장관은 인근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 직접 '일일 계산원'으로 나섰다. (농식품부 제공) /2026.8.31/
농어촌 기본소득 35개 군으로 확대…내년 1조1658억 투입

농촌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도 크게 확대한다. 올해 추경을 포함해 3047억 원이던 관련 예산을 내년 1조1658억 원으로 늘리고, 대상 지역을 올해 17개 군에서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의 절반 수준인 35개 군으로 확대한다.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을 덜기 위해 국비 지원 비율도 40%에서 50%로 높인다.

교통·돌봄 등 농촌 생활 인프라도 확충한다. AI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를 82개 군으로 확대하고,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와 공동체 돌봄을 이어간다. 농지연금 예산도 확대해 고령농의 노후생활을 지원한다.

농촌 빈집을 주거·창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체류형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농촌주택의 냉난방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 절감형 패시브하우스 지원을 새로 도입하고, 영농형 태양광 확산을 위한 교육·지원체계도 마련한다.

피지컬 AI·K푸드에 미래 성장동력 투자

미래 농업에는 AI와 첨단기술을 본격 접목한다. 피지컬 AI를 활용한 현장 실증에 208억 원을 새로 투입하고 자율주행 트랙터 등 AI 농기계 공유센터 15개소를 조성한다. 농업로봇 210대도 농가와 공동영농법인 등에 보급한다.

K푸드 수출 확대에도 투자를 늘린다. 수출바우처와 국제식품박람회 지원을 확대하고, 유망시장 개척을 위한 ‘Next K-푸드’ 육성 규모도 두 배로 늘린다. 해외 한식당 등의 국산 식재료 사용을 수출로 연결하기 위한 1360억 원 규모의 'K-식자재 해외진출지원자금'도 신설한다.

취약계층 먹거리 지원도 강화한다. 농식품바우처 대상과 지원 단가를 확대하고 수산물을 지원 품목에 추가한다.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과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도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농지관리·농산물가격안정·FTA 등 3개 기금을 통합한 '농업발전기금'을 새로 설치하는 등 농업 재정 구조도 개편할 계획이다. 기존 기금 재원에 농특세 등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재정 운용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특세 세입 증가로 확보된 재정여력을 농업·농촌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충실히 투자하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농업·농촌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보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