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 KDI 원장 "모방형 성장 한계…휴먼 아이디어 주도 성장 전환해야"

류근관 "인재·AI 수요·데이터·지역 연결한 생산성 중심 체제로"
KDI-국민경제자문회의 정책포럼…제조업 2.0·아이디어 경제성장 연결방안 논의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이 지난 3월 10일 세종시 반곡동 KDI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앞서 기자단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성장동력을 모방형 인적자본에서 창조형 인적자본으로 전환하고, 국민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휴먼 아이디어(HI) 주도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민경제자문회의는 3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AI 시대, 진짜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AI) 시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 원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기존의 모방형 성장 방식으로는 성장률 추락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성장의 핵심인 인적자본 축적이 그간 선진국의 지식과 기술을 모방하는 데 치중해 왔다며,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혁신 성과와 성장률 개선이 미흡했던 것은 기술혁신의 핵심 투입 요소인 HI에 대한 투자와 보상 체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김 원장은 국가의 성장동력을 모방형 인적자본에서 창조형 인적자본으로 전환하고, 아이디어의 창출·보호·보상이 선순환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의 독창적 아이디어에 소유권과 재산권을 부여하는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를 도입해 정부가 아이디어를 유통·경매한 뒤 수익 일부를 원작자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KDI에 공공부문 정책 아이디어 등록제를 우선 도입해 정책 시행으로 발생하는 예산 절감과 사회적 편익을 평가하고 원작자에게 보상하는 시스템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문제해결력과 발명형 사고를 키우는 'HI 교육'을 강화해 창의적 인적자본을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자인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AI 시대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해 기존의 추격형·투입형 성장에서 벗어나 인재와 AI 수요, 데이터, 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생산성 중심의 성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확산에 따라 중간숙련 일자리는 줄고 초고숙련 인재 수요는 늘어나는 만큼, 성장 정책과 재교육·전환훈련·노동이동 지원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교육체계를 평균적 인재의 대량 양성 방식에서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과 평생 재학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은 지식 전달 기관에서 학생별 학습경로를 설계하는 이른바 '갤러리-큐레이터'형 교육기관으로 바뀌어야 하며, 역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재교육을 통해 회복시키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가데이터처의 통계등록부를 중심으로 개인·가구·기업·지역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해 증거 기반 정책의 국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구·가구등록부와 기업통계등록부, 지역·공간데이터를 연계하면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청년 유출과 지역 소멸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조발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는 두 기조발제자와 함께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김재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 이윤수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참여해 AI 시대 한국의 제조업 2.0 전략과 3대 메가 프로젝트 보완 과제, 아이디어·창의성의 경제성장 연결 방안, 스타트업 AI 서비스의 성장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