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장관 직행 20년 만…신임 경제사령탑 이형일, 직원들 "환영"

"차관 바로 올라갈 줄 몰랐다"…현직 1차관→부총리 이례적
후임 1차관 인선엔 우려…구윤철 빠지면 김정관과 '행시 36회' 최선임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28 ⓒ 뉴스1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차기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발탁됐다. 기획재정부와 그 전신 부처를 통틀어 현직 차관이 곧바로 소속 부처 장관으로 올라서는 인사는 20년 만이다.

재경부 내부에서는 "차관이 바로 부총리로 올라갈 줄은 몰랐다"며 예상 밖이라는 반응과 함께 평소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이 후보자의 발탁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직원들은 이 후보자를 보좌할 새 1차관 후속 인선에도 주목하고 있다.

20년 만에 현직 차관→장관 '직행'…최근 부총리 모두 외부 거쳐 복귀

30일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기재부와 전신 부처를 통틀어 현직 차관이 곧바로 소속 부처 장관으로 승진한 가장 최근 사례는 2006년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다.

장 전 장관은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내다 2006년 7월 장관으로 곧바로 발탁됐다. 기획예산처는 2008년 재정경제부와 합쳐져 기획재정부로 출범했다.

최근 경제부총리를 지낸 인사들도 기재부 차관을 지낸 뒤 한동안 외부 보직을 거쳐 친정으로 돌아왔다.

추경호 전 부총리는 2014년 7월 기재부 1차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2년 5월 약 7년 10개월 만에 부총리로 복귀했다. 최상목 전 부총리는 2017년 5월 기재부 1차관에서 물러난 뒤 2024년 1월 약 6년 7개월 만에 돌아왔다. 현직인 구윤철 부총리도 2020년 5월 기재부 2차관에서 국무조정실장으로 이동한 뒤 2025년 7월 약 5년 2개월 만에 경제부처 수장이 됐다.

이에 재경부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의 부총리 직행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개각 가능성을 두고 각종 관측이 이어진 만큼 인사 자체를 예상했다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이 후보자가 곧장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될 것이라고 본 경우는 많지 않았다.

25년간 재경부와 전신 부처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내가 근무하는 동안 차관을 하다가 부총리로 바로 간 사례는 없었다"며 "당연히 다른 부처 장관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문이 계속 돌았으니 개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차관이 바로 부총리로 올라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 차관이 언젠가는 가실 분이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바로 직행해 놀랐다"고 했다.

일부 실·국장 사이에서는 이번 개각에서 재경부가 빠질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위급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이번에 안 들어갈 거라는 분위기였는데 예상 밖이다"고 전했다.

"핵심 짚고 어려움 같이 고민"…후임 1차관 인선 관심

이 후보자에 대한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다. 재경부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해 업무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직접 풀어주는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과장급 관계자는 "직원들은 이 후보자를 좋아한다"며 "업무를 편하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핵심을 짚어준다. 직원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다른 부처 차관들과 직접 얘기도 해주시고, 이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도 많이 알고 계신다"며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 통계청장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 후보자는 기재부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이름을 올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직원들은 "언젠가는 장관으로 갈 분으로 생각했다"고 입을 모은다.

구 부총리의 교체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지금 부총리도 직원들을 편하게 해주셔서 조금 더 계셨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부총리로 이동하면서 후임 1차관 인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차관님이 부총리가 되셔서 좋긴 한데 이제 차관님을 보좌할 차관이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사람이 오지 않으면 본인이 차관 때 짊어졌던 일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현재 1급 인사 가운데 후임 차관으로 선뜻 떠오르는 인물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에서 1급들 중에 차관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차관님이 다 하셨던 일이 많았던 만큼 새 차관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기수도 관심사다. 행정고시 36회인 이 후보자는 행시 32회인 구 부총리보다 네 기수 아래다. 구 부총리가 물러나면 이 후보자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행시 36회로 내각의 행시 출신 장관 가운데 공동 최선임이 된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