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수온 피해' 332억 재난지원금 투입…수산물 최대 50% 할인

추석 전 1차 복구비 피해 어가 지원…수산물 조기 출하·할인도
농축산물, 생육관리부터 급수·살수 확대…작물 영양제 등 지원

폭염과 남부지방 가뭄이 겹치며 일부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한 12일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 김해농산 판매대에 실제 농산물을 대신해 사진이 진열돼 있다.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농산물이 시들 수도 있기 때문에 판매대에 농산물을 직접 내놓지 않고 농산물을 찾는 손님이 오면 냉장고에서 꺼내 와 판매하고 있는 곳이 생겼다. 2026.8.12 ⓒ 뉴스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폭염과 가뭄, 고수온에 따른 농축수산물 피해와 가격 불안을 막기 위해 농축산물의 생육·급수 지원을 강화하고 수산물 조기 출하와 할인행사, 재난지원금 확대 등에 나선다.

농산물에는 약제·영양제와 차광도포제 공급, 긴급 용수 지원 등이 이뤄지고 축산농가에는 살수차량을 동원한 급수와 고온 스트레스 완화 물품 등을 지원한다. 수산물은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300억 원의 할인 지원과 94억 원 규모의 대응 장비 보급, 332억 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등을 투입한다.

농축산물, 생육관리부터 급수·살수까지 총력 대응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농산물은 현재까지 폭염에 따른 피해가 일부 나타났지만, 전체적인 작황과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다.

경남·전남을 중심으로 단감 1125.7ha, 벼 572.5ha, 콩 38ha, 배 33.3ha, 깨 21.7ha, 고추 19.6ha 등에서 일소와 생육 저하 피해가 발생했다.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생육 부진과 품질 저하, 수확량 감소 등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름 노지채소의 주 출하지인 강원 평창·강릉·태백 등에서는 최근 적정 강우와 최고기온 25도 이하의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배추·무 등의 작황에 특별한 변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도 일부 지역에서 일소 피해가 나타났지만 현재까지 생육은 양호한 수준이다.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8월 관측에서는 사과 생산량이 48만 7000톤으로 전년 44만 8000톤, 평년 47만 5000톤을 웃돌고, 배는 20만톤, 단감은 9만 6000톤으로 전·평년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시설·과채류도 현재까지 폭염으로 인한 특별한 피해는 없으며 재배면적 증가와 양호한 작황으로 출하가 안정적이다. 8월 재배면적은 토마토가 전년보다 1.8%, 수박 3.2%, 오이 2.8%, 애호박 3.4% 증가했다.

정부는 우선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해 지역별 폭염 예보를 제공하고 문자와 마을방송 등을 활용해 농가에 알리기로 했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농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생육관리협의체’도 상시 운영해 기상·생육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 조치를 지원한다.

폭염 피해가 우려되는 작물에는 약제와 영양제, 긴급 용수를 지원한다.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에는 22억 원을 투입했는데 배추·무 4억 원, 과수 14억 원, 과채 4억 원으로 구성했다. 차광도포제 공급에도 3억 6000만 원이 지원된다. 필요할 경우 지자체와 농협, 주산지협의체 등이 협력해 급수 차량과 공용 물백도 지원한다.

미세살수장치와 햇빛차광막 등 재해예방시설 설치도 지원한다. 올해 3786개 농가에 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폭염 예방시설이 적기에 작동하도록 지도한다. 시설이 없는 농가는 주기적인 정량 관수나 과수원 잡초 관리 등을 통해 복사열을 줄이는 방식의 대체 조치도 추진한다.

축산 분야에서는 폭염으로 지난 7일 기준 돼지 5만 4299마리와 가금류 94만 4234마리가 폐사했다. 가금류 가운데 육계가 44만 5663마리, 산란계가 5만 8919마리다. 다만 전년 대비 피해 규모는 61% 감소했으며 전체 사육 마릿수 대비 폐사율도 돼지 0.4%, 육계 0.6%, 산란계 0.08% 수준이다.

현재 돼지고기 하절기 도축 공급량은 전년 수준이고 도매시장 상장 물량 확대에 따라 도매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가격 상승 폭도 둔화하는 추세다. 육계는 종란 수입 등으로 도축 공급량이 늘었고, 계란도 입식 증가와 수입 확대에 따라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량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축산재해대응반을 운영하면서 긴급 급수와 현장 물품 지원을 확대한다. 지자체와 농축협 방역차량 550대를 활용하고 소방청과 협조해 축사 온도를 낮추는 '찾아가는 살수 지원'을 지난 2일부터 시행 중이다. 애초 지난 2일까지 신청한 576개 농가 중심이었던 지원을 취약농가를 발굴해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확대하면서 이달 10일 기준 관리 대상은 1만 8978호로 늘었다.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와 열차단도포제, 냉방장비 등 현장 수요 물품 지원도 확대한다. 지난 6월 26일 민생물가안정대책을 통해 국비 41억 원을 추가 확보했으며, 지원계획 대비 91.4%가 완료됐다. 폭염 대응 요령은 문자와 마을방송, 생산자단체 연락망 등을 통해 반복 안내하고 있으며 약 5만 9000명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했다. 가축더위스트레스지수와 축산업통합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위험·긴급 지역의 적정 사육밀도 초과 농가 2725호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도 실시했다.

30일 전남광주 완도군의 한 넙치 양식장에서 관계자가 고수온으로 폐사한 넙치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양식장 수온이 27.2도까지 오르면서 넙치 폐사 피해가 발생했다. 2026.7.30 ⓒ 뉴스1 박지현 기자
고수온 수산물은 조기 출하·할인…피해 어가 복구 지원 확대

수산 분야에서는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류 피해가 변수다. 지난 10일 기준 전국 35개 해역 가운데 31개 해역에 수온 28도 이상의 '심각Ⅰ' 특보가 내려졌다. 특보는 주의 단계가 7월 14일, 경계가 7월 21일, '심각Ⅰ'이 지난달 30일 발령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주의 단계가 11일, 경계 단계가 12일 늦게 발령됐지만 심각Ⅰ 단계는 1일 늦은 수준이다.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류 폐사는 지난 10일 기준 183만 마리로 전체 양식어류의 0.5% 수준이다. 특히 폐사 물량 가운데 시장 출하가 가능한 크기인 광어 1㎏, 우럭 500g 이상 물량은 10%에 그쳐 현재로서는 수산물 수급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광어 폐사는 전체 사육량의 0.6%, 출하 사이즈 비중은 16%이며 우럭은 각각 0.3%, 10% 수준이다.

가격도 아직 큰 변동이 없다. 고수온 '심각Ⅰ' 발령 전후 광어와 우럭 소매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광어는 8월 기준 ㎏당 3만 7950원으로 전월보다 0.02% 하락했고, 우럭은 3만 7430원으로 0.3% 내렸다. 광어 1㎏ 이상 양성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148만 마리 수준이고, 우럭 500g 이상 물량은 272만 마리로 전년보다 27.7% 많아 현재 출하 여력도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8~9월 수온도 평년보다 약 1도 높을 것으로 전망돼 고수온 피해가 확산할 경우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8월 수온은 동해·서해가 각각 평년보다 1.3도, 남해가 1.5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9월에도 동해 0.7도, 서해 0.6도, 남해 0.8도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정부는 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비상대책본부와 현장대응반을 가동하고 양식장 사육밀도 완화와 사료 급이 조절 등을 지도하고 있다. 실시간 수온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점검 2719건을 실시했으며 문자 23만 1973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7만 6088건 등을 통해 고수온 대응 정보를 전파했다.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도 확대한다. 히트펌프와 액화산소 공급장치, 차광막 등 관련 장비 지원 예산을 지난해 58억 원에서 올해 94억 원으로 늘리고 현장에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취약 품종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 위한 할인행사에는 총 300억 원의 지원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 광어·우럭·전복 등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수산대전-고수온 특별전'을 열어 최대 50% 할인하고 행사 기간도 4주 연장해 오는 23일까지 운영한다. 조기 출하 물량은 7월 5주 차까지 2만3149톤으로 전년보다 12.3% 증가했다.

사육밀도를 낮춰 고수온 피해를 예방하고 2차 오염을 막기 위한 긴급 방류도 추진한다. 지난 10일까지 우럭 32만 마리를 방류했으며, 올해 전체 방류 규모는 지난해 1154만 6000마리의 두 배 수준인 2380만 마리를 목표로 한다. 피해 상황을 고려해 추가 방류도 검토한다. 방류에 참여한 어가에는 차년도 보험료 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피해가 발생한 어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보험과 복구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10일 기준 피해 어가 가운데 보험 가입 어가는 81%(137곳 중 111곳)이며, 피해 수준 상위 10%의 재해가 발생했을 때 보험료 할증을 제외한다. 양식 재해보험 상품도 왕우렁이와 미꾸라지 2종을 추가해 총 32종으로 확대한다. 피해 원인이 확인되면 30일 이내 추정보험금의 50%를 선지급한다.

재난지원금도 올해 332억 원으로 전년보다 153% 늘리고, 추석 전 1차 복구비를 지급한다. 복구비 지원 기준은 기존 '거주' 단위에서 '생계' 단위로 확대해 1 주소 2 경영체의 경우 지원 한도를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높인다. 넙치·우럭 등 18개 품목의 복구 단가를 인상하고 김 종자 등 7개 품목을 새롭게 복구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등 피해 어가에 대한 복구 지원도 확대한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