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0건 민원 쏟아진 세제안…정부, 국회 제출 20여일 앞두고 손질 분주

입법예고 의견 반영해 정부안 손질…조율 늦어지면 국회서 보완
종부세·소득세법에 의견 8000건 넘어…비거주 1주택·공동명의 등 쟁점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동산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주가누르기' 관련 세제 등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정기국회 제출까지 20여 일을 앞두고 정부가 세제개편안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세제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둘러싼 반발이 큰 만큼 '불가피한 비거주'를 실제 거주로 인정하는 사유와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A는 축소했던 기존 세제 혜택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반면, '주가누르기' 방지 방안은 판정 기준과 평가 방법 등을 놓고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온 국민 의견을 반영해 국무회의 전 정부안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 제출 전까지 쟁점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보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의견 8100건 넘게 쏟아져…비거주 1주택·공동명의 등 논란

13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 과정에서 접수된 의견의 반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이날 오후 7시까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5555건, 소득세법 개정안에 2570건 등 두 법안에만 81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특히 종부세 개편안을 두고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대출 규제로 새로 산 주택에 입주하지 못한 경우나 부모를 봉양하면서 다른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 지방 근무로 본인 소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경우 등을 실거주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이에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가운데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경우 실제 거주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요건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예외 사유는 자녀의 취학·전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이다. 그러나 취학·전학의 인정 범위가 제한적이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어도 거주 인정 기간이 최장 3년으로 제한돼 있어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보유 주택과 같은 시·군 안에서 다른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 쟁점이다. 육아나 부모 봉양 등의 이유로 같은 지역 안에서 일시적으로 거처를 옮긴 경우까지 비거주자로 분류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도 쟁점으로 꼽힌다. 실제 거주 여부와 공동명의 여부에 따라 공제 방식이 달라지면서 일부 납세자의 세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장기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공동명의 종부세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다른 부동산 세제 쟁점까지 어느 수준으로 손질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입법예고에 들어온 의견 중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지를 검토한 다음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제출까지 20여 일…정부안 먼저 고치는 게 '통상적'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을 강화하는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안내문. 2026.8.7 ⓒ 뉴스1 김도우 기자

정부 세제개편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가 진행된다. 이어 이달 27일 차관회의와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로서는 입법예고 의견을 추려 반영 여부를 결정하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 올릴 법안을 정비할 시간이 20여 일 남은 셈이다.

세제개편안 가운데 ISA와 부동산 세제 등 여러 쟁점이 동시에 재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관계 부처도 정부안 확정 전까지 수정 범위와 관련 법률 조문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개정안 초안을 마련해 입법예고 과정에서 국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경우 정부안을 수정한 다음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에 제출하는 게 일반적인 절차"라며 "국무회의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한 뒤 그 안을 가지고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입법예고안과 최종 국회 제출안 사이에 일부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입법예고한 발표안과 국회에 제출하는 안 사이에서 몇 가지씩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자체가 입법예고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예고에 들어온 의견들 중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지를 검토한 다음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며 "입법예고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모두 거쳐 정부안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법예고 기간 안에 쟁점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국회 제출 이후 정기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수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조율이 빨리 되면 문제를 정리한 뒤 정부 입법 절차를 거쳐 낼 수 있고, 시간이 좀 걸린다면 국회에 가서 해도 된다"며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쟁점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지난 7일 MBC 라디오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기본적으로는 (비거주 예외 인정 기간을) 3년을 했는데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국민들 의견을 경청해 한 번 더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요건을 추가로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11일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의 세법안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입법예고 기간 충분한 국민 의견을 듣고 다시 수정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50억 원) 주택에 10년간 거주한 60세 1주택자의 보유세는 현행 1354만 8000원에서 2028년 이후 1879만 4000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나이와 보유기간에도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았다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는 2871만 2000원으로 증가한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금 차이는 991만 8000원이다. 합산 시가 50억 원인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보유세는 2490만 7000원에서 4664만 9000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가격의 실거주 1주택자와 비교하면 2785만 5000원 더 많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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