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꺾여 한숨 돌린 전력수급…'산업체 복귀·태양광 변수'에 긴장
입추에 95.3GW 피크 찍고 예비율 20%대 회복…예상보다 2주 일찍 고비 넘겨
휴가 끝난 산업 현장 가동 재개·남부 구름에 태양광 감소 '이중 변수'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극한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올여름 전력수급에 드리웠던 긴장감도 일단 누그러졌다. 입추인 지난 7일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95.3기가와트(GW)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고 전력예비율은 8.7%까지 떨어졌지만, 주말 사이 폭염이 완화되면서 예비율은 20%대로 빠르게 회복됐다. 당초 예상보다 약 2주 앞서 전력수요 피크가 나타났던 만큼 전력당국도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주부터 휴가를 마친 산업체의 조업이 정상화되면서 전력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남부지역의 흐린 날씨로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전력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1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이 본격화한 7월 중순 이후 최대전력은 줄곧 90GW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최대전력이 92.9GW까지 올라가며 올여름 처음으로 전력예비율이 11.4%까지 떨어졌다. 이후에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8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 3일 최대전력은 91.3GW로 다시 90GW를 넘어선 뒤 5일 93.3GW, 6일 95.0GW, 7일 95.3GW까지 치솟았다. 7일 최대전력(95.3GW)은 올여름 최고치로, 당일 오후 7시 기준 전력예비율은 8.7%까지 내려갔다. 애초 전력당국이 전망한 8월 셋째 주 전력피크 시점보다 약 2주가량 앞서 사실상 피크 수준의 수요가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폭염의 기세가 꺾이면서 상황은 빠르게 안정됐다. 8일 전력예비율은 23.3%로 크게 높아졌고, 9일에는 26.5%까지 올라섰다. 전력예비율은 공급 가능한 전력에서 현재 수요를 제외한 여유 전력으로, 통상 '10% 이상'이면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대전력도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주보다 낮아지면서 공급 여력이 다시 충분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번 여름 전력수요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최근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냉방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력당국이 애초 8월 셋째 주를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 발생 시점으로 예상했던 만큼, 7월 중순부터 이어진 고수요 국면이 예상보다 일찍 나타났다는 점에서 당국의 부담도 컸다.
전력당국은 일단 지난주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주부터는 또 다른 수요 증가 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비상 대응태세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전력당국은 올여름 휴가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부터 산업체 조업률이 회복되면서 전력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도 모두 8월 둘째 주 또는 셋째 주에 발생했다. 2023년에는 8월 7일 93.6GW, 2024년에는 8월 20일 97.1GW, 지난해에는 8월 25일 96GW를 기록했다. 휴가철이 끝난 뒤 산업체가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패턴이다.
여기에 날씨 변수도 있다. 전국에 약 33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있어 한낮에는 냉방수요를 상당 부분 상쇄하지만, 남부지역에 구름이 많아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면 오히려 전력수요가 크게 치솟을 수 있다. 실제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한 2024년 8월 20일에는 남부지역에 구름이 끼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4.2GW에 그쳤고, 2023년 8월 7일에도 태양광 발전량이 4.5GW에 머문 가운데 최대수요가 발생했었다.
결국 폭염과 열대야에 따른 냉방수요, 휴가철 종료에 따른 산업체 조업 정상화, 남부지역의 흐린 날씨에 따른 태양광 발전량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최고기온은 29~35도로 지난주보다 낮아질 전망이지만, 남부지역에는 구름이 끼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력당국은 지난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 유관기관이 참석한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달 전력수급 전망과 발전기·송변전설비 운영 현황, 기관별 비상대응체계, 추가 예비자원 확보 상황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공급능력을 사전에 확보한 상태다. 최근 5년간 최대수요 발생 시에도 전력예비율은 최소 7% 이상을 유지해 왔고, 역대 최대 수요를 기록한 2024년 8월 20일에도 예비율은 8.2%였다. 전력당국은 폭염 완화로 일단 한숨을 돌리면서도, 추가적인 수요 급증이나 발전설비 고장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전력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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