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0원→1300원대 '롤러코스터'…환율 변동성 16년 만에 최대

1월 90원 급등, 7월 125원 급락…일일 변동폭도 2009년 이후 최고
엔화 공조개입에 원화도 강세…달러화도 약세 전환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8.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환율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1560원에 육박하며 1600원 선을 위협하던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해 13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다.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 폭(오후 3시 30분 기준, 전월 말 대비)은 47.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로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9년(61.2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역대 월간 환율 변동 폭이 평균 40원을 넘은 것은 외환위기였던 1997년(72.2원)과 1998년(97.6원), 금융위기였던 2008년(68.3원)과 2009년뿐이다.

월별로 보면 환율은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3월 90.4원 뛴 뒤, 4월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 등으로 46.8원 하락했다. 이후 5∼6월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도하고 중동 불안도 지속되면서 각각 24.6원, 41.5원씩 뛰었다가 7월에는 125.4원 급락했다.

일일 변동성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환율 일일 변동 폭(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은 평균 8.2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평균 9.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변동성이 컸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5.0원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크다.

최근 환율 하락 속도는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4∼6월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빠르다. 환율은 지난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에 걸쳐 139.7원 하락했다. 하루 평균 5.6원씩 내린 셈이다. 이는 지난해 4월 9일(1472.0원)부터 6월 30일(1347.1원)까지 일평균 2.5원씩 하락했던 속도의 두 배가 넘는다.

환율은 지난달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이어지고 엔화 약세, 달러 강세 등 원화 약세 요인이 해소되면서 1400원대 초반으로 빠르게 밀려났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을 계기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몰리며 외환시장 수급의 쏠림 방향이 원화 매수 쪽으로 급변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이례적인 시장 공조 개입이 더해지며 동아시아 통화 강세에 불을 붙였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은 지난달 3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를 공동 매입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8년 이후 28년 만의 공조 개입이다.

164엔에 육박하던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5엔대까지 급락했다가 지난 8일 기준 157엔대로 올라왔다. 원화도 이에 동조해 강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원화 강세를 거들었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부진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졌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399까지 떨어졌다.

환율은 지난 8일 오전 6시 1409.5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가(1407.3원)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2일(1399.5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