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입찰담합 금융사 15곳 '과징금 최대 15.2조'…이르면 이달 결론
공정위 "투찰금리 구체적·빈번한 합의"…법인·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
낙찰액 76.2조 관련매출액 산정…담합 과징금 법정 상한 20%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투찰금리 등을 사전에 합의하거나 관련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는 증권사와 은행 등 국고채 전문딜러(PD) 15곳에 최대 15조 2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예고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의 영향을 받은 국고채 입찰 규모 약 76조 2000억 원을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했다. 향후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셋째 주부터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전원회의를 열고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실제 의결은 다음 달로 늦어질 수도 있다.
6일 공정위는 지난해 2월 28일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의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해 3월 10일 PD 사업자 15곳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심인들 사이에 관행적 소통이라고 볼 수 없는 투찰금리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합의와 정보교환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단순한 정보교환 사건과 달리 입찰담합이 주가 되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금융회사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간 국고채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담합과 정보교환담합을 한 혐의를 받는다.
국고채는 정부가 국가재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재정경제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에 국고채 입찰 참여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도록 하는 등 시장 조성 의무를 부담시키는 PD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금융회사의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국고채 입찰 규모가 약 76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금융회사들이 국고채 거래로 얻은 영업수익이 아닌 담합 대상 국고채의 낙찰금액을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으로 봤다.
관계자는 "법령상 입찰담합은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구매담합은 구매액을 관련매출액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피심인들이 국고채를 구매하는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건이기 때문에 낙찰금액과 구매액을 관련매출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매출액 약 76조 2000억 원에 담합 과징금 법정 상한인 20%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과징금은 약 15조 2400억 원에 달한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전원회의에서 법 위반 여부와 행위의 중대성, 피심인별 가담 정도, 재무 상태 등을 심의한 뒤 확정된다. 각 금융회사의 가담 정도에 따라 중대성 판단과 부과기준율도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는 이들 금융회사의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정보교환담합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과 관련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재경부는 조사 초기부터 공정위에 국고채 입찰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사건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에 따르면 재경부는 입찰담합 방지가 필요하다는 데 공정위와 입장을 같이하면서도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국고채 시장에서 PD 제도가 갖는 중요성과 공정위 제재가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공정위가 밝힌 심사보고서의 분량은 증거자료 등을 포함해 약 1만 2000쪽에 달한다. 공정위는 피심인들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연장 기간을 포함해 약 6개월의 의견서 제출기간을 부여했으며, 15개 금융회사가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셋째 주부터 수차례에 걸쳐 전원회의를 열고 사건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가 장기화할 경우 실제 의결은 다음 달로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5월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고채 입찰 담합 등 주요 사건을 가급적 3분기 중 심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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