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집에서"…장기요양 수급자 69% '재가 희망', 3년새 20%p↑

85세 이상 수급자 47%·독거가구 44%로 고령화 심화
요양요원 63%가 60대 이상…"임금 올려달라" 처우개선 1순위

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제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 수급자 10명 중 7명은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요양시설이 아닌 현재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3년 전보다 20%포인트(p) 가까이 뛰었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장기요양 수급자 규모와 급여 수준·만족도, 장기요양기관 현황,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과 처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재가급여 수급자 중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현재 집에 계속 거주하겠다는 응답은 69.4%로 집계됐다. 2022년(49.8%) 대비 19.6%p 대폭 늘어난 수치다. 반면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8.7%에서 17.6%로 줄었다.

수급자의 고령화도 뚜렷했다. 전체 수급자 중 85세 이상 비율은 47.3%로 2022년(44.2%)보다 3.1%p 늘었다. 재가급여 수급자 중 독거가구 비율도 43.6%로 3.4%p 증가했다. 시설급여 수급자의 입소 전 독거 비율은 59.3%로 2022년보다 22.0%p나 뛰었다.

복지부는 85세 이상 초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기존 수급자의 수급기간 장기화, 85세 이상 신규 인정자 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8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1년 63만 3656명에서 2025년 116만 9200명으로 늘었다.

수급자 가족의 만족도도 높았다. 장기요양보험 제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84.6%였고, 신체적·정서적 부양부담이 완화됐다는 응답도 70%를 웃돌았다.

다만 수급자 가족의 절반 이상(51.6%)은 여전히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재가급여 수급자 가족 중 43.5%는 수급자의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현재 집에서 직접 돌보겠다고 했는데, 이는 2022년(29.5%)보다 14.0%p 늘어난 수치다.

돌봄을 제공하는 장기요양요원의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전체 요양요원 중 60세 이상 비율은 63.4%로 2022년(62.9%)보다 소폭 늘었고, 70세 이상 비율도 17.7%로 증가했다. 특히 재가급여 종사자의 70세 이상 비율은 20.2%로 시설급여 종사자(6.7%)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장기요양요원이 꼽은 처우개선 과제로는 임금수준 향상(62.2%)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법정수당·휴게·근로시간 보장(17.1%), 기관별 임금격차 축소(11.4%)가 뒤를 이었다.

요양요원의 월 평균임금은 직종에 따라 편차가 컸는데, 시설급여 요양보호사는 219만 8000원인 반면 재가급여 요양보호사는 108만 8000원에 그쳤다.

장기요양기관 운영 구조도 재가급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체 기관 중 재가급여 기관 비율은 80.6%로 2022년(78.7%)보다 늘었다. 기관들은 운영상 어려움으로 이용자 모집(74.1%), 기관평가(70.4%), 인력채용(67.2%) 등을 꼽았다. 이용자 모집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기관 간 과잉 경쟁(46.8%)이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증(1·2등급) 수급자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을 확대하고, 낙상예방 재가환경 지원과 병원동행 서비스를 신설하는 등 재가 중심의 장기요양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보호자의 돌봄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주야간보호기관 내 단기보호도 제도화한다. 장기요양요원에 대해서는 장기근속장려금과 농어촌 지역 지원금 등의 효과성을 점검해 추가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봉근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장기요양실태조사를 통해 분석된 변화된 정책 여건을 고려해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재가서비스의 충분성과 다양성을 높이겠다"며 "장기요양요원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장기요양보험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8월 13일부터 11월 19일까지 실시했다. 장기요양 수급자 4500명, 수급자 가족 3368명, 장기요양기관 1991곳, 장기요양요원 4500명이 응답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