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바다도 끓었다…갈치 14%·연어 19%↑, 수산물 물가 비상
고등어 7.7%, 참돔 3.9% 등 수산물 가격 작년보다 일제히 상승
동해 연안 등 고수온 주의보 확대…"고수온 피해 최소화 총력"
- 이정현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 사람도 견디기 힘든 극한 폭염이 바다까지 달구면서 수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동해안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됐고, 일부 양식장에서는 집단 폐사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반복되는 고수온은 수산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부추기며 밥상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수산물 공급 확대와 할인 행사에 나서는 한편, 고수온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해 피해 확산 차단에 나섰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바다 수온까지 치솟으면서 주요 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소비가 많은 갈치와 고등어를 비롯해 오징어, 연어 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밥상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6일 수협노량진수산이 발표한 '7월 5주차(7.27~8.1) 주간 수산물 동향'에 따르면 갈치(1㎏) 평균 경락가격은 1만 6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상승했다. 고등어는 2800원으로 7.7%, 연어는 1만 8500원으로 19.4% 올랐고, 오징어는 4700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했다. 양식 광어도 2만 2300원으로 전년 대비 2.3% 올랐고, 자연산 참돔도 3.9% 상승했다.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고수온이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3일 오후 경주에서 강원 삼척까지 동해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효했다. 해당일 기준 고수온 경보가 발효된 해역은 총 6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했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4일 기준 울진 덕천의 수온은 28.7도까지 치솟았고 삼척은 27.8도, 포항 구룡포 하정은 26.2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양식어류는 수온이 25도를 넘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과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는 피해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3일 포항 남구 구룡포읍과 호미곶면 일대 육상양식장 8곳에서는 강도다리 치어 1만 3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지자체들은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산소공급장치 가동과 현장 지도를 확대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제주도는 지난달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양식장 6곳에서 광어 등 총 3만 2995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제주 연안 표층수온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기준 평균 27.5도, 제주항은 관측지점 중 가장 높은 29.3도를 기록했다.
고수온은 일시적인 가격 상승을 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 2024년까지 전국 양식장의 고수온 피해액은 2170억 38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2024년에는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하며 피해액만 1430억 2000만 원을 기록했다.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 투입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재난지원금으로 1164억 2300만 원이 지급됐고,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양식보험 국비 지원도 1159억 600만 원이 투입됐다. 최근 5년간 고수온 피해 복구에 들어간 예산만 2323억 2900만 원에 달한다.
정부는 수산물 가격 안정과 어가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8일부터 28일까지 전국 24개 대형마트에서 국산 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국산 수산물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한 할인행사는 2020년 사업 시행 이후 처음이다.
공급 확대도 병행한다. 해수부는 지난달 노르웨이 등 주요 생산국에 '고등어 특사단'을 파견해 공급 여력을 점검하고 영국과 페로제도 등 신규 수입선을 발굴했다. 이를 통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약 2000톤을 추가 확보하고, 가격이 오른 국산 고등어와 갈치, 오징어는 정부가 직접 수매해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2026년 고수온·적조 종합대책'을 마련·발표했다. 대책에는 수온 관측망을 200곳에서 210곳으로 확대하고, 대응 장비 보급 예산을 전년 58억 원에서 76억 원으로 31%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수부는 전날에도 고수온 비상대책본부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단체와 국립수산과학원, 해양경찰청, 수협중앙회 등 관계기관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액화산소 공급장치와 차광막 등 대응 장비를 총력 가동하고, 고수온 취약 품종의 조기 출하와 긴급 방류, 어업인 온열질환 예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최근 폭염으로 지난 3일 기준 고수온 경보 해역이 6곳에서 13곳으로 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 신고도 접수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고수온이 일시적인 자연현상을 넘어 수산물 물가와 어업 기반을 동시에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커지고 있다고 보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는 어업인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현장 중심으로 총력을 다해 어업인 피해를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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