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지역별 4등급제 추진…"한전 추가 손실 없을 것"
8월 3주차에 공청회…지역구분·차등 기준·조정방향 공개
기업 지방이전 방안…동서울 변전소는 "합의에 최선"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크게 4개 등급으로 나누고, 철강·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요금 조정이 한국전력의 새로운 적자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체 인상·인하분은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에 맞춰 설계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 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큰 틀에서 지역을 대략 4개 등급으로 분류해 전기요금 체계를 짜려고 한다"며 "한전 적자를 고려하면 플러스·마이너스 제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8월 셋째 주 공청회를 열어 지역 구분과 차등 기준, 요금 조정 방향을 공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권역별 인하·인상 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현재 전기요금은 주택용과 일반용, 산업용 등 용도와 계약종별을 중심으로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후부는 지역별 차등제를 도입하면서 송전선로 이용 비용과 지역별 전력자립도, 전력망 흐름, 국가균형발전 등을 요금 산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적용 대상은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한정한다. 주택용 등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역별 차등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김 장관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산업용에 한해 지역별 차등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강과 석유화학처럼 전력 사용량이 많고 중국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업종의 부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떨어진 산업지역의 전기요금을 낮춰 생산비 부담을 덜고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철강과 석유화학은 중국과 거의 일대일로 경쟁하는 분야인데 현재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전기요금을 차등 인하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1㎾h당 180원대인 데 비해 중국 기업은 120원 수준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중국 수준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면 부담이 한전 적자로 이전될 수 있어 인하 폭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지방 산업지역의 요금을 낮추면서도 한전의 추가 손실을 만들지 않는 것을 제도 설계의 원칙으로 삼았다. 일부 지역의 인하분을 다른 지역의 요금 조정으로 보전할지, 별도의 비용 절감 방안을 병행할지는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한다.
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고 지방 요금을 낮추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지만 확정안은 아니다. 김 장관은 수도권 요금 인상이 수도권 소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과 지방 산업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통해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거리 송전해 수도권에서 주로 소비하는 구조를 완화하고, 전력 다소비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업무보고 자료에는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해 요금체계를 정비하고, 가격 신호를 통해 산업과 전력 수요의 지역 분산을 촉진한다는 방향이 담겼다.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에는 일반 산업용과 구분되는 별도 전기요금체계를 마련한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특성과 입지, 계통 연결 비용 등을 반영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지원하면서 지방 분산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 개편한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의 효과도 별도로 분석한다. 기후부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전력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방향으로 시간대별 요금을 조정했다. 김 장관은 시행 기간이 짧아 종합적인 성과를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업의 전력 사용시간이 요금 신호에 따라 이동하는 조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지부진한 동서울변전소 증설 문제와 관련해 김 장관은 "두 달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기후부는 이후 '발언이 다소 단정적으로 전달됐다'며, '한전과 주민 측이 2달 동안 합의를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그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사업을 계속 지연시키기는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공청회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4등급 구분 기준과 요금 조정 폭, 한전 재무 부담을 억제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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