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2.8%, 석달 만에 2%대…"8월 일시적 반등 후 다시 내릴 것"(종합2보)

석유류·농축수산물 오름세 축소…중동전쟁·유가·환율 변수
정부 "7차 최고가격제 인하, 7월 물가 0.3%p 낮춰"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월대비 0.2% 하락하였고 전년동월대비 2.8% 상승 하였다고 밝혔다. 2026.8.4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다. 국제유가 안정과 정부 할인 지원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하면서다.

다만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오히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해 SK텔레콤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다음 달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뒤 9월부터 다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6월 3.2%에서 0.4%p 낮아지며 3개월 만에 2%대로 완화됐다.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내림세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2.2%에서 4월 2.6%, 5월 3.1%, 6월 3.2%로 높아진 뒤 지난달 2.8%로 낮아졌다.

석유류·농축수산물 오름세 둔화…전기료 하락에 전체 물가 완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물가는 모두 전월 대비 낮아졌다. 농축수산물은 0.8%, 석유류는 5.5% 각각 하락했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5.5% 상승했지만 지난 6월 24.7%보다 오름폭이 9.2%p 축소됐다.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60%p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전년보다 21.5%, 등유가 20.5%, 휘발유가 12.6% 각각 올랐다. 전월과 비교하면 경유는 6.7%, 휘발유는 6.2%, 등유는 2.1%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하며 지난 6월 3.2%보다 오름폭이 2.3%p 축소됐다.

농산물은 전년보다 2.2% 하락한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4.4%, 3.9%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파(18.3%), 수입쇠고기(8.7%), 쌀(7.9%), 달걀(7.5%), 고등어(7.0%), 국산쇠고기(5.7%) 등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반면 시금치(-21.3%), 배추(-18.4%), 호박(-15.9%), 오이(-13.8%), 수박(-11.1%), 무(-10.8%), 마늘(-5.9%) 등은 하락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는 국제유가 안정과 정부의 최고가격제 등 영향으로 낮아졌다"며 "통상 7~8월에는 무더위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달에는 생산량과 출하량이 늘고 정부 지원 할인행사도 이어지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축산물은 할인 지원과 납품단가 인하로 한우와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모두 상승세가 둔화된 모습"이라며 "아직 높기는 하지만 축산물 상승률은 2026년 1월 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 말 7차 최고가격제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7월 석유류 물가는 전월 대비 5.5% 하락했고, 전년 대비로도 상승세가 둔화됐다"며 "7차 최고가격제 인하가 7월 물가를 0.3%포인트(p) 낮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가공식품은 1.0% 올랐다. 공업제품은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는 0.3% 내렸다.

내구재 상승률은 지난 6월 3.1%에서 7월 3.9%로 확대됐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전기동력차는 6.2% 올랐고,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상승률은 5.7%에서 22.5%로 뛰었다.

이 심의관은 "자동차는 개별소비세가 종전 3.5%에서 5.0%로 환원되면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는 신제품이 출시된 가운데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22.5% 올랐다"고 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지만 전월보다는 5.1% 하락했다. 전기료가 전월 대비 11.0% 내린 영향이다.

이 심의관은 "전기요금의 여름철 누진제 적용이 확대되면서 6월에서 7월로 넘어갈 때 누진제 구간이 300㎾h에서 450㎾h로 조정돼 전월 대비 하락했다"며 "지난해에도 7~8월 누진제 구간 확대가 적용됐기 때문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2026.8.2 ⓒ 뉴스1 이종수 기자
개인서비스 상승세 지속…근원물가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 여전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집세(1.1%), 공공서비스(1.4%), 개인서비스(3.5%)가 각각 상승한 영향이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2.6%,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4.1%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3.4%), 해외단체여행비(20.0%), 자동차수리비(6.1%), 공동주택관리비(3.5%) 등이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에서는 국제항공료가 전년보다 21.7% 올랐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내려갔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은 5월 33단계, 6월 27단계, 7월 19단계로 내려오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 하락분이 반영돼 공공서비스 상승세는 조금 둔화됐다"며 "다만 성수기 영향으로 여행과 숙박 물가 등을 중심으로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의 상승세가 조금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심의관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재진입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중동 전쟁이 끝나지 않은 데다 국제유가와 환율의 변동성, 석유류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할인 지원 정책이 이어지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면 2%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사업의 효과가 7월에 반영되면서 물가가 낮아진 부분이 있다"며 "8월에는 한 번 쉬었다가 9월부터 다시 내려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8월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 달에는 지난해 SK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물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전체 가입자의 요금을 50% 할인하면서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8%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심의관은 "1년간의 순수 휴대전화 요금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대략 0.6%p 정도의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 요인이 있다"고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까지 떨어졌는데 올해 8월에는 휴대전화료 상승률이 물가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휴대전화료는 전체 1000 중 29.8로 다른 품목보다 가중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비 기저효과는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8월 한 달에만 나타나는 일회성 효과"라며 "향후 하반기 물가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6% 오르면서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또 다른 근원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5% 상승했다.

내구재의 물가 기여도는 지난 6월 0.22%p에서 7월 0.28%p로 0.06%p 높아졌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의 기여도도 전월보다 0.04%p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내구재와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의 기여도 상승이 근원물가 상승률을 0.1%p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인다"며 "내구재나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통상 한 번 상승하면 잘 내려오지 않는 성격이 있어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7~8월까지는 여행 관련 서비스로 인한 상승 요인도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근원물가는 당분간 2.6% 내외에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은 1.6%, 식품 이외는 3.2% 각각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