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2% 목표 타협 없다"지만…IB들은 "불확실성 커졌다" 평가

초반 "완화적" 해석, 신뢰 우려 부각되며 반전
해외 IB "PCE외 지표 언급에 신뢰성 약화 우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2026.7.29 ⓒ 로이터=뉴스1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물가안정 목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초반의 완화적 해석이 뒤집히며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등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과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28~2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9대 3으로 갈렸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정책결정문에서는 은행 시스템 내 지급준비금 유지 정책에 대한 표현이 '재확인함(reaffirmed)'에서 '지속함(continuing)'으로 소폭 수정됐을 뿐,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는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 이어진 고물가로 연준의 암묵적 목표가 2%보다 높을 것이라는 일각의 인식은 잘못됐다며, 완화된 목표는 없고 오직 2% 단일 목표만 존재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연준의 신뢰성은 책무 수행에 달려 있는 만큼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6월 회의 이후 국채금리가 명목·실질 모두 최근 20년 내 상위 10분위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시장이 실물 지표와 경제 상황에 직접 반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연준의 신호보다 데이터에 반응하는 방식을 습득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덧붙였다.

기업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첨단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한 강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AI 관련 장비·소프트웨어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2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업 생산 모멘텀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수의견에 대해서는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과 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었다며, 활발하고 생산적인 논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기자회견 직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며 국채금리 상승폭이 일시 축소되고 주가는 상승, 달러화는 약세폭을 확대했다.

워시 의장이 최근 금융여건 긴축을 강조하고 금리인상이 해결책의 일부일 뿐이라고 언급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인 데다, 물가지표로 개인소비지출(PCE) 외에 더 폭넓은 데이터도 참고하겠다고 밝힌 점이 완화적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 우려가 부각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국채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 확대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고,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BEI)은 7bp 올랐다. 주가는 장기금리 상승과 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실적 경계감이 겹치며 하락으로 돌아섰다.

연방기금금리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9월·10월·12월까지의 누적 금리인상 기대는 각각 1.0회·1.3회·1.7회에서 0.6회·0.8회·1.3회로 축소됐다. 내년 상반기까지의 누적 인상 기대도 2.1회에서 1.9회로 낮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금리가 해결책의 일부가 '될 것'이 아닌 '될 수도 있다'는 표현으로 완화됐고, PCE 외 다른 물가지표도 함께 보겠다며 유리한 지표를 선택할 여지를 남겨둔 점이 연준의 통화정책 신뢰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씨티(Citi)는 "금리인상이 주된 해결책이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워시 의장의 발언이 시장 금리 상승만으로도 긴축 효과가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총수요를 총공급에 정확히 맞추는 미세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발언에서 공급 측면과 AI의 장기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여전히 중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수의견 3명이 5년째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는 연준 내부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책결정문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한 채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워시 의장의 물가 종식 의지가 두 차례 연속 행동이 아닌 수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