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北, 포탄 생산 평년 4배…중·러 등에 업고 군수산업 재도약 가능성"
북러협력 이후 北 군수 생산 증가…미사일 명중률·무기체계도 개선
전력난·기술 격차는 한계…"재원·유류·무기 수출 경로 추적해야"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발판으로 포탄 생산량을 평년의 4배 수준까지 늘리고 무기 성능을 개선하는 등 군수산업의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중국에서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하고 러시아에서 기술·유류·외화를 공급받으면서 북한이 공장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삼각 분업 구조가 형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북한경제리뷰 2026년 7월호'에 따르면 북러 협력이 본격화한 이후 북한의 중화학공업·군수공업 중심 지역에서 생산 활동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에는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양강도 혜산시 915공장과 혜산임업기계 분공장 등 지방 공장에까지 152㎜ 포탄 탄체 생산공정이 새로 설치되고 생산과제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생산하는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 주요 군수공장이 24시간 가동체제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북한은 포탄 생산량이 평년 수준의 4배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 수백만 발의 포탄을 보냈다는 외부 분석을 고려하면 전적으로 과장된 수치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양적 증산과 함께 질적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는 북한산 단거리 미사일의 명중률이 높아진 점과 북한이 과거에는 엄두를 내기 어려웠던 대형 다목적함을 건조한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무기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러시아가 어느 정도 지원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북러 협력이 일어난 이래 북한의 비핵 무기체계 발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군수산업의 성장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군수 협력은 러시아와의 완제품 거래를 넘어 권위주의 국가의 무기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국에서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하고 러시아에서 기술·유류·외화를 공급받는 대신 북한이 공장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삼각 분업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알라부가 특별경제구역의 드론 생산시설과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일대 무인기 관련 시설이 연계돼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협력이 생산공정 효율화와 무기체계 공동 생산으로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력난을 비롯한 취약한 산업 기반은 군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북한 178개 시·군·구의 야간조도는 평균 25.9% 증가했고, 전통적인 군수지역이 전력 공급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수공장에 대한 전력 공급이 다른 산업과 주민 생활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성적인 전력 부족과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가 군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첨단화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선택적인 기술 이전도 한계로 지목됐다.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재진입 기술과 다탄두 각개유도체계(MIRV), 핵잠수함, 정찰위성 등에 필요한 첨단 기술은 러시아가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핵무력과 상용무력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경제 건설까지 병행하는 노선도 경제난을 키울 수 있다. 군수부문에 자원을 계속 집중할 경우 민수경제가 위축되고 주민 생활이 악화해 중장기적으로는 군수산업을 뒷받침할 국가 경제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대외 협력을 확대해 재원과 유류 부족을 극복하고 경제적 부담 없이 군수산업의 재도약을 달성하는 상황을 한국에 가장 위험한 가능성으로 꼽았다.
무기 수출을 통해 외화를 확보할수록 북한이 민수경제를 희생하지 않고도 군수산업에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커지는 만큼 재원과 유류의 유입 경로뿐 아니라 북한산 무기의 수출 경로까지 폭넓게 추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은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 참여국을 늘리는 노력에 앞장서고 협력 체계를 더욱 정교화해 제재 무력화에 따른 감시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대화력전 능력과 조기 탐지·요격 체계를 포함한 자체적인 대응 태세도 재점검하고 보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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