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고·프리랜서·전업주부도 육아급여 받는다…정부, '부모보험' 도입 추진
고용보험 밖 부모까지 지원 확대…해외 5~6개국 재원조달 방식 분석
모성보호 예산 10년새 4.4배…"안정적 재원 마련에 공감대 필요"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는 물론 전업주부와 학생까지 출산·육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부모보험 도입을 검토한다. 현재 임금근로자 중심인 고용보험 체계 밖에 있는 부모들도 육아휴직급여에 준하는 지원을 받고, 출산급여 대상에도 포함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노동자를 현행 제도만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새로운 재원 조달 방식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출산·육아급여 재원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과 독일, 일본, 미국 등 5~6개국의 지원 대상과 급여 체계, 재원 조달 방식을 분석해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 뒤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에 담을 계획이다.
현재 출산·육아지원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출산급여는 노동 제공자와 예술가, 일부 자영업자에게도 지급되지만 육아휴직급여는 사실상 임금근로자에게 집중돼 있다. 전업주부와 학생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밖 부모를 현행 제도만으로 지원하는 데 한계가 커지고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부모보험은 가입자와 사업주, 정부 등이 공동으로 재원을 조성해 출산이나 육아로 경제활동을 중단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인 부모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공적 사회보험이다. 개인이 낸 보험료를 적립했다가 돌려받는 방식이 아니라 건강보험처럼 공동 재원을 마련해 필요한 부모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부모보험이 도입되면 제도 설계에 따라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출산·육아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이 육아휴직급여에 준하는 지원을 받고 전업주부와 학생까지 출산급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시장에서는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임금근로자가 아닌 부모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며 "출산·육아지원을 보편화하려면 재원 확보 방안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연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산·육아지원 재원 확보의 큰 방향을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에 제시할 계획이다. 해외사례 연구 결과는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정책과제와 추진 일정을 마련하는 데 활용한다.
정부가 재원 개편에 나선 것은 출산·육아급여 확대에 따라 고용보험기금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고용보험기금의 모성보호육아지원 예산은 4조 72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03억 원 증가했다. 2016년 9297억 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4.4배로 늘었다. 육아휴직급여 인상과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 확대 등이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고용보험 미가입자 출산급여는 일반회계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관련 예산으로 283억 원을 편성해 노동 제공자와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 등 1만 8859명에게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육아휴직급여까지 고용보험 밖 부모로 확대하려면 일반재정 투입을 늘리거나 별도의 사회보험료를 걷는 등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저고위는 부모보험과 일반조세, 고용보험기금 등의 납부 대상과 부담 수준을 비교해 지속 가능한 재원 조달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보험기금은 애초 실업급여 등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모성보호 정책이 추가됐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실업급여 지출까지 늘어나면 모성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출산·육아급여 재원을 고용보험기금에 의존하는 국가가 많지 않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고용보험을 활용하지만 독일은 일반조세로 재원을 충당한다. 스웨덴은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과 사회보험료로 재원을 마련해 자녀 1명당 총 480일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소득이 없는 부모에게도 기본액을 지원한다.
홍 교수는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출산·육아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부모보험을 만들자는 논의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보험료를 누구에게 얼마나 부과할지를 두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공론화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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