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는 초고가에, 1주택은 완화…부동산 세제 '실거주 중심' 재편 윤곽
공시가 상위 1~3% 초고가 타깃…공제·세율 손질로 실효세율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80% 쟁점, 초고가·비거주엔 상한 검토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8월 초 발표될 세법개정안을 앞두고 대통령·국무총리 주재 국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 세제의 윤곽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양도소득세를 손질해 초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정상화하는 대신, 실거주 1주택자와 장기 거주 가구, 고령 은퇴자, 지방 주택 보유자의 부담은 완화하는 '실거주 중심' 체계로 재편하는 것이다.
집을 투자 대상이 아닌 '사는 곳'으로 보고,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성 보유에는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에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유세 논의의 중심축은 초고가, 비거주, 다주택에 맞추고 있다. 공시가격 상위 1~3%를 초고가 주택 구간으로 별도 설정해 공제 한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조정해 실효세율을 끌어올리자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비거주 1주택·다주택을 거주용과 동일하게 대우하는 현 구조에는 "실거주자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종부세 세액공제를 보유기간이 아닌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고 비거주·다주택에는 공제율 축소와 공제 상한, 비율 조정 등으로 가중치를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집은 사는 곳"이라며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은 존중하되, 초고가·투기 수요가 만든 비정상적인 가격에는 세제를 통해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는 투기를 억제하고 실거주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다만 과도한 충격 없이 상식과 합리성에 기반해 조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대통령이 실거주·실수요 중심 세제 전환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만큼, 보유세의 무게추가 초고가·비거주·다주택 쪽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양도세·종부세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은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고령·장기 보유 공제다.
현행 1세대 1주택은 장기 보유·거주 시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해, 고가 주택 장기 보유자의 실효세율이 근로소득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초고가 주택·고액 양도차익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상한을 두고, 일정 금액 이상 차익에는 공제 축소와 상위 누진 구간 신설로 세율을 높이자는 제안이 나왔다.
종부세에서도 고령·장기 보유 세액공제는 거주용 1주택 보호를 위해 유지·강화하되, 비거주·다주택·초고가에는 공제 상한을 둬 형평성을 맞추는 방향이 제시됐다는 게 세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유세 정상화와 함께 양도세·거래세 조정도 논의됐다.
국내 보유세 실효세율이 선진국의 3분의 1~5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종부세를 올리되, 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 인상 폭에 상한을 두어 연도별 인상률을 제한하는 등 속도 조절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는 완화해야 한다는 '연동 원칙' 아래, 다주택 양도세 중과는 한시적·조건부 완화로 매물 잠김을 풀고 초고가·고액 양도차익엔 상위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높이는 이중 구조가 거론됐다.
취득세는 고가·초고가 구간에는 가격 기준을 병행하면서, 전체 거래세 부담은 단계적으로 낮추자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 은퇴자와 지방·실거주 가구에 대한 보호 장치도 함께 다뤄졌다.
강남 등 초고가 지역에 오래 거주한 고령층이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보유세 급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해, 거주용 1주택 고령자에 대해선 종부세 납부유예 확대와 요건 완화가 검토되고 있다.
지방 저가 주택과 장기 거주 1주택에는 주택 수 기준이 아닌 합산 가액 기준을 적용해 부담을 낮추고, 수도권 초고가·비거주·다주택에 세부담을 집중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무주택·실거주 1주택 가구에 대한 보유세 공제와 양도세 비과세·감면은 유지하되,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생애 한 번으로 제한하는 등 남용 방지 장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구윤철 경제팀은 이번 개편을 세수 확대가 아니라, 실거주와 불로소득 사이의 세부담 균형을 바로잡는 작업으로 규정한다.
집이 없는 국민은 많은데 일부만 여러 채를 보유한 현실을 지적하며, 세제는 이런 불균형을 고려해 정당한 목적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문재인 정부 초기 '똘똘한 한 채' 현상과 주택 수 기준 규제에서 드러난 허점을 보완하고, 가격·거주 여부·보유 목적을 입체적으로 반영하는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초고가·비거주·다주택에 대한 세부담 강화가 실제로 중저가 주택·전월세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종부세·양도세 개편안 세부 설계에 따라선 보유세 부담 전가, 매물 잠김, 수도권·지방 간 세부담 격차 등 부작용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법률에 핵심 기준을 명시해 '버티기'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내달 공개될 세법개정안은 실거주·실수요 보호와 세부담 정상화를 둘러싼 정치·시장 파장을 동반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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